김종인, 보수단체 예고에 "부디 개천절 집회 미뤄주시길"

입력 2020-09-10 11:41:06 수정 2020-09-10 11:52:28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보수단체에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이 순간 부디 집회를 미루고 국민과 함께 해주시기를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1919년 스페인 독감으로 13만 동포가 사망하고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와중에도 죽음을 각오하고 3·1 만세 운동에 나선 선조들이 생각난다"며 "뭉클하고 정치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추석과 개천절에는 정부 방역 정책을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머리에 각인된 정권 반칙과 국정 파탄의 기억이 지워질 리가 없다"며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오히려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아 국민 속에서 익어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앞서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본부 등 일부 보수단체는 개천절에 서울 도심에서 최대 3만 명 규모의 집회를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21일부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가 열리는 것이 전면 금지되고 있는 서울시 행정명령에 따라 금지 통고를 했다. 다만 보수단체들이 '집회금지 통고'에 행정소송을 법원에 낼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5일 광복절 집회도 이같은 방식으로 이뤄진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광복절 집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광복절 집회와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일부 당원들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또 국민의힘 지지도까지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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