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침묵하는 추미애 장관, '소설 쓰시네'라던 결기는 어디 갔나

입력 2020-09-09 06:30: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황제 휴가'를 합리화하려는 변호인 측의 주장이 하나하나 허위로 드러나고 있다. 추 장관의 아들 변호인은 8일 "서 씨가 복무한 카투사는 육군 규정이 아니라 미 육군에 파견된 한국군 일반 복무 사항을 정한 '주한 미 육군 규정 600-2'를 우선 적용한다"며 서 씨의 휴가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병가와 휴가 처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카투사는 휴가, 전역 등 기본적인 인사관리는 한국군의 지휘를 받는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미 육군 규정 600-2의 '휴가에 관한 업무'(4-4)는 '한국 육군요원에 대한 휴가 방침 및 절차는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책임 사항으로 한국군 지원단장이 관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 씨의 휴가 미복귀를 주장한 당직 사병을 거짓말쟁이로 몬 서 씨 측 주장도 거짓일 가능성이 짙다. 서 씨 측 변호인은 지난 2일 "당직 사병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말하는 모든 상황은 허위 사실"이라며 당직 사병을 근거 없는 이야기를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만들어 옮기는 'n차 정보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당직 사병은 당직을 선 날(2017년 6월 25일) 휴대폰 위치 기록과 SNS 대화록 등을 최근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그가 서 씨 측 주장대로 'n차 정보원'이 맞다면 이렇게 했을까?

이런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서 씨가 '엄마 찬스'로 일반 병사는 꿈도 못 꾸는 '황제 휴가'를 즐겼다는 의혹은 부인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서 씨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 아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 달라는 청탁은 물론 자대 배치 때부터 근무지를 서울 용산으로 해 달라는 청탁이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그러나 추 장관은 침묵하고 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닌 부동산 문제에까지 감 놔라 배 놔라 했던 SNS도 10일째 휴업이다. 아들 휴가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하면서 휴가 의혹을 법무부 차관에게 따져 묻는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는 막말까지 한 그 결기는 어디 갔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