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콜레라처럼 사라지길" 그때 그 시절 전염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지난 8월 중순부터 다시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필 한여름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눈길을 끄는 게 이젠 자취를 거의 감춘 옛날 전염병들입니다.
▶'코로나'와 이름도 비슷한 '콜레라'가 대표적입니다. 원래 인도에서만 발병하던 것이 19세기부터 세계로 퍼져 한국에도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매년 여름 발생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도 여름철 수해가 발생하면 도는 수인성 전염병이었습니다. 2001년 일명 '콜레라 사태' 때 130여명이 감염된 후 잠잠하다가 15년 후인 2016년 4명의 감염자가 나온 후로는, 국내 감염 사례는 없습니다. 사실상 종식됐습니다.
그러기까지 지난 수십년 동안 무수한 방역 활동이 펼쳐졌습니다. 주로 8, 9월에 어린이와 어른 가리지 않고 콜레라 예방접종도 받았습니다.
콜레라의 주요 감염 경로로 사람의 손, 파리, 쥐가 꼽혔습니다. 파리와 쥐는 잡으면 되는데, 손은 어찌 없앨 수 없지요. 그래서 손을 자주 씻자는 캠페인이 펼쳐졌습니다. 이 밖에도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기, 증상 발견 시 병원 가기 등 요즘 코로나19와 비슷한 대처법이 권장됐습니다.

▶장티푸스도 빼놓을 수 없는 여름 전염병입니다. 티푸스균이 장(腸)에 들어가 일으킵니다.
종식 평가를 받은 콜레라와 달리 장티푸스는 지금도 매년 꾸준히 발생합니다. 다만 상당수는 해외여행 후 발병해 국내 발병은 소규모입니다.
그래도 물난리가 난 지역은 전염이 크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재민들에게는 무료로 예방접종이 이뤄지고는 합니다.
참, 두 전염병은 이젠 익숙치 않은 옛날 명칭도 갖고 있습니다. 콜레라는 호열자(虎列刺)·호역(虎疫)으로, 장티푸스는 욕으로도 쓰는 염병(染病)으로 지칭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여름 전염병인 말라리아와 뇌염은 주로 모기가 병을 전염시킵니다. 그래서 과거 정부는 비행기까지 동원해 DDT 같은 살충제를 뿌리고, 잘 때 모기장을 치고 자라고 권장했습니다.
올해는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 염려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역대급 긴 장마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모기는 물 웅덩이에서 번식을 하는데요. 비가 너무 많이 내린 까닭에 웅덩이에 물이 고이지 않고 오히려 넘치면서 번식도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전염병 방역 풍경도 꽤 바뀌었습니다.
'쥐잡기 운동'을 이제는 보기 힘들죠. 쥐는 유행성출혈열 등 각종 질병을 옮기는데다, 식량이 부족했던 1970년대에는 곡물 총 생산량의 8%를 먹어치웠으니, 정부가 전 국민을 동원해 쥐를 잡을만했습니다.
소독차, 일명 방구차가 골목길에 등장해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면 그 뒤를 동네 아이들이 쫓아가는 모습도 이젠 추억 속 이야기죠.
이게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독차에서 내뿜는 연기의 종류가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연기가 짙은 연막소독을 했습니다. 석유에 살충제를 첨가해 연소하는 방식인데요. 이게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며 최근 연무소독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석유 대신 물을 쓰기 때문에 연기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친환경인데다 비용도 덜 든다고 하네요.
또한 과거엔 골목길은 물론 도심 넓은 도로에 대형트럭들이 다니며 소독 연기를 내뿜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점차 사라지는가 싶더니. 올해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콜레라 같은 옛날 전염병과 요즘 코로나19 사이에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사스는 2003년, 신종플루는 2009년, 메르스는 2015년에 대한민국에 크게 유행한 바 있습니다.
사스는 2004년 박멸 판단을 받았고, 신종플루는 치료제가 초기에 나와 감기 수준의 전염병이 됐으며, 메르스는 한차례 대유행 후 이젠 주로 중동에서만 걸리는 전염병이 됐습니다.
모두 인류가 극복했습니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 사례가 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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