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발견/ 마크 브래킷 지음/ 임지연 옮김/ 북라이프 펴냄
오늘날 현대인의 정신 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과 코로나 19 확산까지 겹쳐 지독한 우울과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안 장애'나 '분노 조절 장애' 같은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며, 이와 관련된 범죄 뉴스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공감 능력 부재'로 사회적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의 행위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 감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
객관적 이성의 힘으로 주관적 감성을 억누르고 통제해야 한다는 믿음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감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우리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조절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관점을 토대로 20년 이상 감정과 감성 지능(Emotion Intelligence)을 연구해 온 예일대 감성 지능 센터장 마크 브래킷 교수는 "우리는 지금 거대한 위기에 맞닥뜨렸다. 그리고 그 가장 큰 희생자는 우리 아이들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 지독한 괴롭힘과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그의 '구세주' 마빈 삼촌이 "마크, 기분이 어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공감'과 '경청'의 태도로 들어 주지 않았다면, 자신의 인생은 끔찍해졌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가 그의 솔직한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었기에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고 다스릴 수 있게 되었으며 자기 자신이야말로 '감정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감정을 감추고 억누르는 것에만 급급했다며 성공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감정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조절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또 두려움, 소외감,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잘못이 아니며 기쁨, 유쾌함, 활발함 같은 긍정적 감정으로만 일상이 가득 차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 성공·행복 위해 감정 현명하게 활용해야
저자는 감정을 잘 다스리고 감성지능을 높이는 방법에 관해 설명한다. 저자는 성공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감정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면서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RULER'을 제시한다.
이는 우리가 느끼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식(Recognizing)하고, 정확하게 이해(Understanding)하고, 구체적인 이름을 붙이고(Labeling), 정확하게 표현(Expressing)하고, 건전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조절(Regulating) 할 수 있어야 서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소통하는 관계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의 3단계, 즉 감정 인식하기, 감정 이해하기, 감정에 이름 붙이기는 감정을 인지하는 데 활용하는 '사고 기술'이다.
이 기술을 좀 더 잘 배우고 쓰기 위한 보조 기구로 개발한 무드 미터(Mood Meter)는 활력의 높고 낮음을 한 축으로, 쾌적함의 높고 낮음을 다른 축으로 하여 인간이 경험하는 다채로운 감정을 도식화해 보여준다. 무드 미터는 책 속 삽지로 들어가 있다.
그다음인 감정 표현하기와 감정 조절하기의 단계는 실생활에서 우리의 감정을 드러내고 다스리는 데 활용하는 '행동 기술'이다. 저자는 마음 챙김 호흡, 전망하기, 주의 돌리기, 인지 재구조화, 메타 모먼트(Meta-Moment) 등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끊임없이 연습하고 시도하라고 권한다.

◆ 타인의 감정에 주목해야
저자는 왜 가정과 학교에 감정 기술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과정을 강조할까? 어린이들이 성공을 향해 가는 교육 과정에 '감정을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능력'과 관련된 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아이가 감성 능력을 습득하며 성장한다면 그들은 자연스레 더 나은 어른이 될 것이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현재 미국과 전 세계에 걸쳐 2천여 곳의 학교가 RULER 기법을 도입해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감소, 학교 분위기 호전, 학업 성취도 향상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많은 직업이 고도의 의사소통 능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감성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각종 감정 노동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더욱더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주목해야 한다. 각자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서로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는 것이 회사 분위기를 개선하고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이 책은 감정을 어떻게 대하고 다루어야 할지 알려준다. 수개월째 지속되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우울과 고통, 각종 불안 장애와 분노 조절 장애 등 사회적 범죄, 가족간의 갈등 또는 직장 스트레스까지, 끊임없이 감정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 현명하게 감정에 대처하는 길을 제시한다.
감정 문제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저자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지혜롭고 현명하게 감정 문제에 대처하자고 이야기한다. 코로나 19로 한층 각박해진 현실과 관련해 저자는 "미친 듯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이런 조건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408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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