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컬렉터 이인석 ㈜이랜드월드 경영고문
현대무용가 1세대 故 김상규 사료 포함
구하기 힘든 한국전쟁기 자료 선뜻 헌납
"대구가 문화예술로 리빌딩한다면 분명 대구에 씌워진 '수구'의 이미지를 다르게 풀어내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저의 결심이 이런 과정의 불씨가 됐으면 합니다."
대구 출신의 컬렉터로서 대구 근대 문화예술 사료 50여 점을 기증한 이인석 ㈜이랜드월드 경영고문이 1일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팀이 상주하고 있는 대구예술발전소를 찾았다. 그가 직접 구입한 '한국 1세대 현대무용가' 고 김상규의 공연 팸플릿과 사진물, 친필 편지 등 사료를 추가로 기증하기 위해서다.
김상규는 한국 현대무용의 개념을 정립한 인물로 대구경북에 문화사적 발자취를 남긴 무용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아내 최원경과 딸 김소라 전 대구가톨릭대 무용과 교수가 세상을 떠나 유품과 예술자료가 대부분 소실된 상태에서 그가 대구예술사의 잃어버린 조각을 되찾아준 셈이다.
이 고문과 아카이브팀의 인연은 지난 3월 시작됐다. '대구예술' 모으기 운동을 진행한다는 기사를 접한 그가 "대구예술 창간호와 2호, 7호를 기증하겠다"고 직접 연락한 것이다. 그는 컬렉터 인생 30여년간 모은 대구 문화예술 관련 자료를 모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지금까지 기증한 자료는 ▷'대구예술' '대구문학' 등 1960~80년대 발간 잡지 20여 점 ▷모윤숙 시집(1951), 한솔 시집(1951), 박두진 시집(1953), '대구능금' 1~6호(1952) 등 한국전쟁기 대구 출판물 10여 점 ▷대구서씨 세보 등 일제강점기 대구 출간 문헌자료 10여 점 ▷김상규 관련 사료 등이다.
이 고문은 "30년 전부터 전문가 그룹과 함께 다양한 분야 수집활동을 해왔고 한국전쟁기 자료도 많이 갖고 있다 보니 아카이브팀의 콘셉트에 맞는 자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중요한 대구경북 관련 사료도 보유 중인데 1600년대 유럽에서 발행한 '동해'(KOREAN SEA)가 표기된 지도와 '독도'가 기록된 중국·일본 지도가 대표적이다.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모은 수집품을 선뜻 대구에 기증하게 된 것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은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수집품으로 개인이 박물관을 만든다 한들 그 철학을 대대로 계승하기 힘들다"며 "이런 자료는 개인이 지니기 보단 공공으로 가야 하며, 최소 광역시 이상 단위 지자체는 유물 관리 시스템이 잘 돼있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수준에 와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역민이 대구에 기여하는 한 방식으로 사료 기증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면서 "이를 위해 기증자가 자식과도 같은 수집품을 신뢰하고 기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각 지자체는 유물 관리 기준과 시스템을 확립하고 기증자를 제대로 예우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