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대기줄'은 옛말?…코로나 직격탄에 맛집들도 한산

입력 2020-09-01 16:08:09 수정 2020-09-02 09:32:31

대구시내 주요 맛집 '대기줄' 사라진 지 오래… 손님들 "엄두 못내던 맛집인데"
식당가 늘어선 맛집 골목들도 한산… 업주들 "역외 유입 없고 손님 끊겨 전멸"

지난 달 31일 오후 7시쯤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인근의 한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지수 기자
지난 달 31일 오후 7시쯤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인근의 한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지수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대구시내 주요 맛집의 대기줄이 뚝 끊겼다. 평소 맛집으로 소문 나 줄을 서지 않으면 먹기 힘들던 맛집들이 코로나19에 줄줄이 '항복 선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31일 낮 12시 점심시간. 대구 중구 동성로의 S 햄버거 가게. 평소라면 30분 이상 기다릴 것을 각오해야 했지만 이날 대기줄은 없었다. 건물 외벽을 따라 빙 둘러선 대기줄이 볼거리였던 이곳의 풍경은 몇 주 만에 바뀌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유경(27) 씨는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음식을 받을 수 있어 놀랐다"며 "주문 후 10분도 채 안 돼 햄버거를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 직원은 "가게가 오픈한 지 두 달째인데 1~2주 전부터 대기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재확산세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동인동 찜갈비 골목도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곳은 원래 단체 관광객이나 외국인 손님들이 주로 찾는 골목이다. 그러나 골목 자체에 인적이 드물어 조용했다. 손님맞이 주차장은 절반 넘게 비어 있었다. 2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박만렬(74) 씨는 요즘을 '전멸'이라고 표현했다.

박 씨는 "지난 7~8월 잠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기간 동안은 매출이 조금 회복되는 듯싶다가 지난주부터 다시 발길이 뚝 끊겼다. 요즘은 외부 손님은 거의 없고 점심시간에 근처 직장인들만 간혹 찾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가 줄취소되면서 엑스코 인근 식당가도 유탄을 맞았다. 같은 날 오후 7시쯤 찾아간 북구 산격동 엑스코 인근 식당가는 인적이 드물 정도였다. 이 거리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김종완(56) 씨는 "평소 점심시간만 되면 맛집 골목 초입부터 사람들이 몰려 올라오는 모습이 마치 피난민 행렬 같았다"며 "평소 저녁에는 호프집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는 민원도 있었는데 이젠 손님 자체가 없다"고 했다.

방경섭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광역시지회 북구지부장은 "대형 행사 대거 취소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년 손님의 반도 안온다"며 "불판에 구워먹던 삼겹살을 도시락으로 만들어 배달하는 등 코로나19가 식당 영업 방식마저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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