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신천지 상황 오나? "집회·교회 집단감염에 방역 초비상"

입력 2020-08-30 18:16:13 수정 2020-08-31 14:48:22

대구사랑의교회 교인 103명 중 34명 확진
예배 금지와 출입자 명부관리 부실 등 방역수칙 위반
지역 교회 관련 집단감염 곳곳에서 발생
방역수칙 어긴 교회와 목사 경찰 고발, 교회 11곳에 집합금지 조치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대구시는 30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방역대책 전략자문 긴급회의을 열었다. 대구시 제공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대구시는 30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방역대책 전략자문 긴급회의을 열었다. 대구시 제공

서울 광복절 집회발로 대구 한 교회에서 수십 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함에 따라 지역 내 코로나19 재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의 집단감염을 겪은 지난 3월 말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와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의 신규 지역감염은 모두 3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9명은 동구의 '대구사랑의교회' 교인이고, 나머지 1명은 지난 27일 확진자가 근무한 병원의 간병인인 60대 여성(외국인)이다. 이날 확진자 수는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 3월 31일 60명 이후 가장 많다.

문제는 대구사랑의교회다. 전날 확진자를 포함하면 이 교회 교인 확진자는 모두 34명에 달한다. 확진자 중 22명이 지난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고, 나머지 12명은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교인이다. 집회에 가지 않았지만, 교회 내 다른 확진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지난 2, 3월 신천지 대구교회 때처럼 집회·교회발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현실화한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들이 방역 조치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집단감염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구사랑의교회는 방역 당국이 광복절 집회 참석 교인의 예배 참석을 2주간 자제해달라고 수차례 협조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일요일 예배에 교인 88명이, 26일 수요일 예배에는 43명이 각각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입자 명부관리도 제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동구의 다른 교회 목사의 경우도 광복절 집회에 다녀오고 나서 부인과 자녀, 다른 교회 목사, 교인들 등 모두 10명의 추가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서구 60대 남성도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요양원을 방문하면서 입소자 24명 중 10명에게 감염을 전파했다.

방역 당국은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규모가 커지자 '코로나19 재유행'을 막는 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시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교회와 목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대구사랑의교회 등 교회 11곳에 대해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고위험시설 점검을 벌여 중구 동성로의 클럽 9곳을 29일 폐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종교시설 집합제한 등 여러 차례 협조요청을 했지만 대면 예배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돼 공동체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앞으로 교회는 물론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PC방 등 고위험시설에 대한 점검을 통해 방역수칙을 어기면 무관용 원칙으로 고강도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