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능·배변기능·삶의 질 향상
서구화된 음식과 생활 습관의 변화로 대장암은 국내에서 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지난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암 발생 23만2천255건 중,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 2만8천111건으로 전체의 12.1%로 2위를 차지했다. 그 중 직장암은 1만1천385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으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1.7배 더 많았다.
대장은 충수, 맹장, 결장, 직장, 그리고 항문관으로 나뉘며,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에스결장으로 나뉘어진다. 길이 약 15㎝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이며 결장과 항문을 연결해 주는 부위다. 대장의 다른 부위와 달리 구불구불하지 않고 반듯한 모양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직장은 편의상 상부, 중부 및 하부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장암이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하는데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하여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직장암과 결장암의 차이는?
직장암은 증상, 진단, 치료방법과 예후에서 결장암과 차이가 있다.
직장암도 결장암과 같이 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선암의 대부분은 선종이라는 양성종양이 진행되어 발생하지만, 직장에는 신경내분비종양(유암종)이 다른 대장에서 보다 잘 발생한다. 또 직장에는 악성 림프종 및 평활근육종, 위장관간질성 종양이 드물게 발생한다.
직장암도 결장암처럼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경우가 많다.
결장암은 식욕감퇴, 소화불량, 빈혈, 체중감소 등이 주로 나타나지만, 직장암은 진행됨에 따라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물론 변에 피가 나오는 경우, 많은 부분은 항문질환에 의한 것이지만 50세 이상에서 항문에 피가 섞여 나오면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직장암의 다른 증상으로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으며, 변비가 심해지거나 설사를 동반할 수 있다. 배변 후에 대변이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고, 약간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말기가 될 때까지 통증이 없다. 이러한 직장암의 특이한 증상은 모두 직장의 위치가 항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직장암은 항문에서 가깝기 때문에 약 75%가 수지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물론 확진을 위해서는 내시경적 조직검사가 필요하고, 다른 장기의 침범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촬영이 필요하다. 또 결장암에서는 잘 시행하지 않는 직장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영상(MRI)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직장암은 해부학적으로 주변에 다른 장기가 가까이 있으며, 직장에는 복막이 없어 결장암보다 주위 장기로의 암세포 침윤과 국소 재발이 많다. 따라서 직장암 치료에서는 여러가지의 전략적 접근이 고려된다.
특히 하부 직장암인 경우, 항문 괄약근 기능보존이 중요하다. 항문을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삶의 질을 좌우하고, 환자 또한 이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항문을 보존하는 추세로 치료방법이 많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 직장암 수술은 항문을 없애고 인공항문(장루)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지만, 방사선치료, 수술치료, 특히 복강경, 로봇수술의 발전으로 암세포가 항문괄약근을 침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공항문을 만드는 경우는 드물다.
직장암 치료에서 국소 재발과 항문괄약근 보존을 위해 수술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전 6주간 방사선 치료를 받고 그 기간 동안 약이나 주사 형태로 항암치료를 함께 한다. 다만 결장암에서는 방사선치료에 대한 효과는 아직 근거자료가 미약해 잘 시행하지 않는다.
◆항문을 통한 외과적 절제술도 가능
직장암도 다른 대장암처럼 조기에 발견된다면 내시경적 절제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직장암은 항문에서 가깝기 때문에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결장암의 내시경적 절제술보다 기술적으로 용이한 점이 있으며, 항문을 통한 외과적 절제술도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진행성 직장암 수술시에는 결장암과 달리 주변 장기와 가까이 있는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자율신경 보존에 유의하면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수술 후 성기능, 배뇨기능장애를 줄일 수 있다. 좁은 골반에서 암의 완전절제와 자율신경과 괄약근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복강경수술과 로봇 수술의 장점이 많다.
직장암 로봇수술이 아직 보험이 인정되지 않아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이 있지만, 복강경수술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로봇수술 이후 성기능, 배변기능,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어 다른 암 수술에 비해 사용 빈도가 높은 편이다.
직장암 로봇수술의 장점은 수술 공간과 시야확보가 용이하고, 3D 고화질의 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볼 수 있다. 수술 전 과정이 의사의 통제 하에 움직이며, 손 떨림이 없어서 미세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통증과 출혈이 적고, 빠른 회복으로 입원 기간이 짧고 일상생활 복귀가 빨라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더욱이 최근에는 로봇 단일공 수술도 이루어 지고 있다. 배꼽 주변에 약 2.5cm 미만의 한 개의 구멍만으로 로봇 기구를 삽입하여 이루어지는 수술이다. 이는 통증이 적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직장암의 사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초기에는 다른 대장암보다 치료성적이 나빴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전략적 치료의 도움으로 직장암 치료성적이 다른 대장암을 앞지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며, 치료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다.

백성규 계명대 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아주 초기에 발견하면 직장을 자르지 않고 내시경으로도 국소절제할 수 있다"며 "조금 더 진행한 조기 직장암의 경우도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등의 방법으로 과거보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암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1차적 예방은 거의 불가능하다. 암 발생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단정지을 수 없으며 또한 유전적, 가족적 소인처럼 우리가 선택하거나 피해갈 수 없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하여 직장암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2차 예방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백성규 계명대 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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