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7조’ 20만명 동의…청와대 언제쯤 입 열까

입력 2020-08-28 16:39:05 수정 2020-08-28 16:57:57

통합당 “조속 답변” 압박

조선시대 상소문의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주요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한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음에 따라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시무 7조)라는 제목의 이 청원은 28일 참여 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서면서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글쓴이는 시무7조에 ▷1조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2조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조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조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조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조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조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을 담았다.

애초 해당 청원은 지난 12일에 작성됐다. 그러나 게시판에 공개처리가 돼 있지 않아 일각에서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청와대는 명예훼손 성격의 청원 등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부터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은 글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고, 결국 27일 오후 공개 처리됐다.

청원인은 참신하고 논리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해 신상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그는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 후반의 남성이라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한 때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현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 14일 '치킨계의 다주택자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청원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미래통합당은 청와대의 답변을 압박했다. 윤희석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한 편이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 콕 짚어낸 일곱 마디는 뼈 때리는 직언이고 정권 실세 이름 딴 두운은 통렬한 풍자"라고 평가했다. 또 "12일에 작성됐던 글이 이제야 알려졌다. 왜 그랬을까. 청와대도 아팠으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 언론까지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권'이라 꼬집는 판이다. 답이 궁금하다. '폐하'는 뭐라고 하실까"라며 조속한 답변을 촉구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