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잔빼던' TK 정치권 변했다…앞다퉈 '보수 알리기'

입력 2020-08-23 18:00:03 수정 2020-08-23 19:54:21

라디오·방송 출연 외연 확장 시도…전 경제관료 추경호, 전문성 어필
홍석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만 두번째 출연
김승수,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지역이슈 설명
결정력 있는 '한 방'이 없다는 아쉬움도 제기돼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추경호, 홍석준, 김승수 의원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추경호, 홍석준, 김승수 의원

토론회 등의 방송출연 기피 풍토가 강했던 대구경북(TK) 정치권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앞다퉈 마이크를 움켜쥐며 보수정당의 지향가치를 합리적으로 설명,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대구 달성군)은 지난 5월 말 당 정책위부의장에 임명된 후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방송 및 라디오에 출연하고 있다.

MBC '정치 맞수다', KBS '심야토론', MBC·KBS '정당정책토론회' 등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연합뉴스TV, 한국경제TV 등 매체를 가리지 않는다.

더욱이 단순 인터뷰에 그치지 않고, 여당 의원과 치열한 논쟁을 펼치면서 경제관료 출신으로서 전문성을 어필하고 있다.

추 의원은 "언론사 측의 출연 요청이 더 많지만 지역구 일정 탓에 다 소화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회만 되면 더 출연하려고 한다. 경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보다 소상히 설명하고 싶다"고 했다.

홍석준 통합당 의원(달서갑)은 진보진영의 대표적 라디오 프로그램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고 있다.

두 번째 출연이었던 지난 18일 방송에선 8·15 광화문 집회 책임 공방과 관련, 초선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20여분가량 열띤 논쟁을 펼쳤다.

홍 의원은 "정치인이라면 자기한테 우호적인 매체든 비우호적이든 (관계없이) 출연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당의 철학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며 "진보진영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저의) 이런 시각도 있다는 것 알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반대로 저도 제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게 있는지를 인정할 자세가 되어있다"고 했다.

대구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김승수 통합당 의원(북을)은 지역 방송 토론회의 단골손님이 됐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국가균형발전 등 지역 이슈와 관련해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점잔'빼는데 익숙하던 지역 정치권의 이 같은 변화는 통합당이 '합리적 보수'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점에서 중도층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강경 보수 정치인들의 사례에서 보듯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실언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부쩍 잦아진 출연에도 대중에 회자될 만한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하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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