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유일한 식수원인 '물골'의 관리를 위해 2억5천만원을 들여 시설을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질은 나아지지 않고 되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원래 자연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골 관리 공사에 앞서 충분한 연구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시설 완공 이후 관리 부실 등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히 물골은 독도가 국제적으로 단순한 '바위'가 아닌 '섬'으로서 지위를 인정받는 근거인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게 됐다.
이런 주장은 지난 17일 열린 학술 행사에서 '독도 물골의 관리 문제와 복원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한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 박재홍·박종수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 두 교수의 지적은 설득력을 얻을 만하다. 굳이 3억원 가까운 큰돈을 들여 수조를 만들었지만 물이 갇혀 흐르지 못하고 게다가 빛마저 차단되니 수질이 나빠지는 문제가 생겼을 것이란 주장은 지금의 수질 악화 원인을 규명할 하나의 단초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과거 물골에서는 일일 약 800~1천ℓ의 지하수가 솟아나 1953~1956년 독도를 지키며 머물던 독도 의용수비대는 물론, 독도를 오가던 숱한 어민들의 유일한 식수원으로 역할을 한 역사를 갖고 있다. 또 독도의 새들 역시 이 물을 먹었으니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용했던 소중한 지하수였다. 그러나 이제 마실 수 없을 만큼 수질이 나빠졌고, 지난 2017~2018년 울릉군 독도연구소의 물골 주변 정비 사업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좋아지지 않았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형태의 현무암 마감 옹벽과 철골 구조물에 둘러싸인 물골 환경에 대한 이번 문제 제기에 경북도와 울릉군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공적인 시설물이 없던 시절보다 오히려 더 나빠진 수질과 생태 환경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악화된 수질 원인 규명은 물론 물골 주변 생태 환경의 변화에 따른 문제점 조사부터 나서야 한다. 물골 생태계에 필요하다면 현재 시설물의 철거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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