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광화문 집회 세력은 생화학 테러 집단"

입력 2020-08-20 17:37:51 수정 2020-08-20 20:22:20

연설 기회 줄어들자 '독한 메시지'
여권 지지층에 선명성 강조 의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19일 오전 대전시 서구 탄방동 오페라웨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19일 오전 대전시 서구 탄방동 오페라웨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건한 이미지의 정치인 '김부겸'의 발언 수위가 세졌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20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일부 보수단체를 '생화학 테러집단'에 빗대며 "정부가 직접 통제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한 것이다.

8·29 전당대회가 '이낙연 대세론'으로 흐르는 가운데 수해,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연설회 등의 추격 기회가 제약되자 여권 지지층에 선명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SNS에서 전 목사 등을 향해 "자신과 이웃을 숙주 삼아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장하는 일종의 생화학 테러 집단이 아닌가. 사회 불안을 키우고 민심 이반을 이끌어 문재인 정부를 뒤흔들고 마침내 정권 붕괴까지 노리는 사실상 정치 세력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비상 대권을 발동해서라도 문제의 진원지를 추적해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라도 발동되면 상황은 끔찍할 것"이라며 "사법 당국을 비롯한 정부의 결단을 국민과 함께 간절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 후보의 이른바 '독한 메시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앞서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영남 유권자 비하 논란이 일었다. 당시 그는 "영남의 정치 성향이 문제다. 영남은 보수당이 무슨 짓을 해도 '묻지마 지지'를 한다. 그러면 그 정당은 시민 위에 군림하게 된다"고 했다. 이 소식에 대구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을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도의적으로 무례를 범했다'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는 온화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의 '벽치기 유세'를 보면 투쟁력이 강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당대회가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인데 현장을 달궈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연설회 기회는 사라졌다.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호소력이 강점인 김 후보로서는 '대세론'을 쫓을 기회가 날아가 몹시 아쉬워한다고 들었다"며 "그러다 보니 선명성을 띤 센 발언으로 진보 진영에 소구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후보와 경쟁을 벌이는 이낙연 의원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에도 확진자와 간접 접촉해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방송토론회와 현장 연설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선거 일정 중단을 요구했으나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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