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오동꽃은 피건마는 그 꽃이 늦봄에 피는 까닭은 나는 모른다." "늘 처음이면서 또 다른 처음을 꿈꾸는 시를 지향한다."
시인은 이처럼 자신의 말을 통해 작품 독해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그대 울려거든/봄 하루를 울려거든/비슬산 남녘 기슭 복사꽃 밭으로 가라/가서는 그냥 한 그루 복사나무로 서 있어라/그러면 될 일이다/까짓 울음 같은 것/분홍이든 다홍이든 치댈 만큼 치대서는/무참히 그냥 무참히 꽃 피우면 될 일이다'(복사꽃 필 때)
시집에 등장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짧지만 이번 작품집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데 특히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많은 꽃들이 흔들리고 있다고 노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를 통해 시인은 지지고 볶으며 세상 살다 보면 울고 싶을 때도 많이 생기지만 이런 풍진 세상을 약간 비켜나서 '한 그루 의연한 꽃나무처럼' 초연하게 세상을 지켜보라고 충고하고 있다. 12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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