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42곳 비접촉 면회도 금지…5개월 만에 가족상봉도 잠시
재확산 조짐에 감염 차단 나서…입소자·가족들 심리적 불안감
"자식도리 다하지 못할까 걱정"
코로나19가 잠잠해짐에 따라 한동안 비접촉 면회를 허용했던 노인의료복지시설들이 다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대구노인복지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대구시내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노인의료복지시설 42곳은 코로나19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비접촉 면회를 금지했다. 현재 대구노인복지협회 소속 시설 42곳에 입소해 있는 노인은 모두 3천396명이다.
시설들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올 2월부터 보호자 면회를 금지해왔다. 그러나 면회 금지 기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입소자들과 보호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대한 비접촉 면회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 방침에 따라 각 시설은 지난달부터 실내 별도 공간이나 야외 장소 등에 투명 칸막이와 마이크 등을 마련해 입소자와 가족들의 비접촉 면회를 진행해왔다.
5개월 이상 '생이별'을 한 탓에 비접촉 면회를 통해 애틋한 가족상봉이 이뤄지기도 했다. 동구 소재의 요양원에 입소한 이명희(가명‧84) 할머니는 면회가 금지된 탓에 지난 6월 가족들의 축하도 없는 쓸쓸한 생일을 보내야 했다.
아들 내외는 비접촉 면회가 허용되자마자 할머니께 늦은 축하를 건넸다.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블루베리로 만든 케이크도 함께 가져왔다. 치매로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진 이 할머니는 말을 이어가기도 힘겨웠지만 아들과 한 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애를 썼다.

김연지(가명‧89) 할머니는 2주에 한 번씩 면회를 오던 가족이 지난 2월부터 얼굴을 비추지 않자 깊은 우울감에 빠졌었다. 치매증세가 심해 주변인의 얼굴도 못 알아보는 김 할머니지만, 반년 만에 비접촉 면회로 만난 아들의 얼굴은 바로 알아봤다. 그리움이 너무 컸던 것일까. 투명막을 사이에 두고 아들의 손을 만진 김 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펑펑 흘렸다.
한 요양원 관계자는 "입소자 어르신들은 자식이 면회를 오지 않는 것은 인지하지만 그 이유가 코로나19 때문인 것은 이해를 못 하신다"며 "자식들이 보통 주기적으로 면회를 오는 날이면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결국 못 오는 것을 알고는 우울해하고 식사도 거르곤 한다"고 말했다.
자녀들도 혹여 부모님께 도리를 못할까 싶어 속만 태우고 있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있다는 최모(57) 씨는 "코로나19가 심각하던 때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지인도 있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혹 나도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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