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조합원에 섬뜩한 문자 "성도들의 죽음으로…"

입력 2020-08-19 15:52:54 수정 2020-08-19 16:20:50

'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전국 누적환진자수가 400명을 넘어선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첨탑 모습.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전국 누적확진자는 438명이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교회 철거 관련 재개발조합원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회 측이 조합원들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교회 측은 이날 장위10구역 조합원에게 "사랑제일교회 강제집행 강행은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큰 재산상 손해와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땅값 수준인 84억 공탁금으로 교회 전체를 빼앗긴다는 생각에 사랑제일교회 성도들은 죽음으로 교회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2006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장위10구역에 있다. 이곳에 살던 주민 대다수는 보상금을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상태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가 매긴 보상금 82억원보다 7배 많은 563억원을 요구하며 버티고 있다. 조합 측은 사랑제일교회 상대로 낸 부동산을 점유하는 소송인 명도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조합은 이에 따라 합법적으로 교회를 강제 철거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조합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명도집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번번이 교회 측의 강력 항의로 무산됐다.

교회 측은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교회가 비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교회가 집행을 대비한 물적대비는 더 강화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교회는 경비인력이 주변을 경계하고 전국 조직이 순번대로 외곽에서 대기하며 유사시 교회로 집결할 수 있도록 비상연락망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원 여러분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니 부디 실수하지 마시라. 사랑제일교회의 4천여명 성도들과 사랑제일교회를 사랑하는 수십만의 전국에 계신 성도들이 성지처럼 생각하는 교회를 빼앗기면 안된다 (생각한다)"며 "순교할 각오로 지키자는 마음으로 대항한다면 어떻게 하실까. 사람 몇이 죽어나가면 조합은 박살나게 돼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166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623명이라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밝혔다. 방대본은 이 교회와 관련 다른 시설·직장 등을 통한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지역사회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이 교회를 방문한 사람은 증상과 관계없이 신속하게 검사를 받고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및 격리 조치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 교회 관련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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