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발 코로나19 감염병의 전국 확산세가 심상찮다. 이달 12일 이후 닷새 만에 신규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지금 상황은 지난 3월 신천지교회 집단 감염 사태와 5월 이태원클럽·쿠팡 국면 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교회, 카페, 음식점, 직장, 학교, 군부대에서 감염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데다 전국화 양상마저 보여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및 방역 대응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누적돼 온 무증상·경증 감염자에 의한 전파가 일부 개신교회의 집단 감염과 겹치면서 가을철 대유행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엄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는 감염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의 감당 수준을 넘어 여러 곳에서 감염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감염병 통제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동했던 동선 추적 및 격리 등 방역 수단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시기적으로도 매우 안 좋다. 때늦은 폭염에다가 초중고교 개학 시기까지 겹쳤다. 그런데 코로나19와의 전쟁 최일선에서 싸워 온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생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의료계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 종식된 후 추진해도 늦지 않을 의료 개혁 정책을 굳이 이 시기에 밀어붙인 정부의 성급함과 무책임함이 불러들인 결과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확진자 증가세를 감안할 때 수도권에서 5~10일 이내에 코로나19 치료 병상 부족 사태가 빚어질지도 모른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이러다가는 의료 시스템 붕괴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지금 확산세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우한과 유럽, 미국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대재앙이 나지 말란 보장도 없다. 지난 한 달 반 동안 거의 확진자 무풍지대였던 대구와 경북도 이미 뚫려 버렸다. 미증유의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 국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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