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에 걸친 국악 명문 집안

지난 6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선정된 정순임(78) 명창의 기념 공연이 25일(화)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뿌리 깊은 나무'란 부제로 열리는 이번 무대에서 정 명창은 단가 '인생백년'을 시작으로 '심청가' 중 심봉사가 눈을 뜨는 장면을 특유의 애원성 담긴 소리를 들려준다. 이어 가야금 병창으로 '춘향가' 중 '사랑가', 창작 판소리 '안중근 의사가', '흥부가' 중 '박타령' 등 판소리 주요 대목과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 남도민요를 들려준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는 고수 정성룡, 정동렬, 가야금 병창의 명인인 정경옥, 소리 오영지, 정해윤, 박채은, 우정현 등이 특별 출연해 우리 소리의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여섯 살 때 어머니에게 춘향가를 배우면서 국악에 입문한 정순임 명창은 15세에 임춘앵여성국극단에 합류해 도창(창극의 해설자)을 맡았고, 이후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흥부가 보유자였던 고 박록주의 계보를 이은 박송희로부터 흥부가를 이수했고, 경북무형문화재 제34호 판소리 흥부가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정 명창은 서편제의 고향에서 소리를 시작했지만 20대 중반부터 경주에 정착해 동편제 소리에도 일가견이 있어 동서 구분 없이 조화로운 소리 세계를 구축해온 예인으로 꼽힌다. 두루 균형잡힌 발성과 기품 있는 소리를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어머니(장월중선)의 유지를 받들어 경주에서 판소리 명창의 맥을 이으며 이를 보전하고 전승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정 명창의 집안은 4대를 이어온 '판소리' 명가다. 1세대인 장석중(거문고 명인, 외증조부)을 시작으로 2세대 장판개(판소리 국창, 외조부), 3세대 장월중선(어머니), 4세대 정 명창, 경호(아쟁산조, 남동생), 경옥(가야금병창, 여동생)까지 4대에 걸쳐 판소리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집안은 전통 소리와 전승, 국악인 집안, 소리와 기악, 전통춤 등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점을 인정받아 2007년 문화부가 선정한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3대 이상 전통예술 보전·계승에 앞장서온 가문) 1호로 지정됐다.
대구문예회관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정순임 명창의 국가무형문화재 선정 기념 무대이기도 하지만 양악과 현대적인 공연에 익숙해진 시민들에게 국악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고 전통예술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우리 소리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석 1만원이며, 대구문예회관 홈페이지(http://artcenter.daegu.go.kr),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053)606-6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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