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보행자 교통사고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유형을 분석한 결과 보행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한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명 중 6명꼴이었다. 특히 경북은 75명(68.8%)으로 전국에서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았고, 대구는 26명(63.4%)으로 네 번째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발표한 '2019년 보행 중 사망자 교통사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연령과 상관없이 지난해 전국에서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1천302명이었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743명으로 57.1%의 비율을 보였다. 젊은이에 비해 노인들의 보행 속도가 느린 데다 위급 상황 시 위험을 피하는 신체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령자의 이동이 많은 전통시장과 병원 주변 등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노인 사망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에서 감속과 교통신호 준수 등 주의 운전이 필요하다.
다행한 것은 국내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7개 시·도 전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12.4% 줄었다. 특히 대구가 28.1% 감소한 것은 고무적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감소세인데 선진 교통문화와 운전자 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인구 10만 명당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수로 보면 OECD 평균이 1.0명인 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2.51명이라는 사실을 새겨봐야 한다.
교통법규 준수와 여유 있는 운전 습관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다면 교통사고 피해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교통안전공단 실험에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85.5%의 차량이 보행자에 양보하지 않고 먼저 지나간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차량보다 사람이 먼저인 교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당국도 단속과 지속적인 운전자 계도를 병행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여 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