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광복절 연휴…불뿜는 '애국 마케팅'

입력 2020-08-13 13:28:36 수정 2020-08-13 21:14:19

소신 소비 ‘미닝 아웃’ 확산…김좌진 장군 티셔츠, 독립유공자 지원사업 등 눈길
긴 장마로 여름 특수 실종된 유통가, 광복절 연휴 마지막 매출 회복 기회

유통업계가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한정판 기념상품들을 잇달아 내놨다. 사진은
유통업계가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한정판 기념상품들을 잇달아 내놨다. 사진은 '8.15 마카롱'과 '김좌진장군 티셔츠'.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이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고종이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를 특별 공개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데니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연합뉴스

15일 광복 75주년을 앞두고 유통가의 이색적인 '애국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 신념에 따라 소신 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이 확산하고, 지난해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여전한 상황이 애국 마케팅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유통가에서는 여름 피크 시즌을 7월 마지막 주부터 여름휴가 막바지인 8월 중순까지로 보는데, 올해는 유난히 긴 장마로 특수가 실종된 상태다. 17일을 임시공휴일로 하는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를 마지막 매출 회복 기회로 보는 유통가의 대규모 할인행사도 펼쳐진다.

◆김좌진 장군 티셔츠에 광복절 기념사업까지…아이디어 열전

애국 마케팅 최전선에 나선 곳은 편의점 업계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유명 그래피티 작가 레오다브와 협업해 청산리 전투 승장 김좌진 장군의 얼굴이 그려진 '김좌진 장군 티셔츠'를 내놨다. 흰색 바탕에 김 장군의 호인 '백야'(白冶), 출생·순국 연월을 차례로 그려 넣었다.

세븐일레븐은 또 마카롱 꼬끄(피)에 태극기와 '8·15 광복절', '힘내세요 대한민국!' 등의 메시지가 적힌 '8·15 마카롱'을 선보인다. '독립군 피규어세트'와 '독립군 하얼빈 의거 블록' 등 광복절 기념 한정판 옥스퍼드 블록도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구매할 수 있다.

CU는 '독도 사랑 주먹밥', '독도 사랑 샌드위치', '독도 사랑 반숙훈제란' 등 독도 사랑 간편식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CU는 동도, 서도로 나뉜 독도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전용 패키지를 개발해 두 가지 맛을 주먹밥에 담았다.

CU가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간편식 3종을 출시해 수익금 일부를 독도 수호 활동에 기부한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은
CU가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간편식 3종을 출시해 수익금 일부를 독도 수호 활동에 기부한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은 '독도사랑 간편식 시리즈'. [CU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CU는 또 스포츠 의류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함께 '2020 버추얼 815 런'을 개최한다. 행사는 광복절까지 자신만의 장소에서 8.15㎞를 달린 뒤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상황에서 인원이 밀집하지 않고 광복절을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인당 4만5천원의 참가비와 기업 후원금은 전액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해비타트에 전달된다.

하이트진로는 역사인식을 고취하자는 취지로 독립유공자 지원 등 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사내 이벤트로 모인 기부금을 한국독립유공자협회에 전달해 독립유공자 가정 및 유족 돌봄사업에 보탠다. 또 하이트진로는 독립선언문 영인본과 한글번역본을 제작해 교육자료로 기부할 계획을 밝히는 등 앞으로도 매년 광복절을 맞아 여러 기념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그룹 바디프랜드는 일본제품 안마의자를 수거하고 75만원 상당의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보상판매 이벤트를 벌이고,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강우규 의사가 폭탄을 투척한 서울역 모양의 에어팟 케이스 등 '독립 에디션' 6종을 선보인다.

신성통상 SPA 브랜드 탑텐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2차 리오더까지 진행되는 등 큰 인기를 끈 '8·15 광복절' 티셔츠를 올해도 선보인다.

쏟아지는 애국 마케팅 아이디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제관계와 올바른 역사인식에 항상 관심을 두고 소비도 이에 따라 선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유통가 입장에서는 '개념 있는 기업'임을 어필해 신뢰도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애국 마케팅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광복절 기념사업 마스코트 태극기 두꺼비.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광복절 기념사업 마스코트 태극기 두꺼비.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광복 75주년을 맞아 교육용 자료로 제작해 기부한 3.1독립선언서 영인본.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광복 75주년을 맞아 교육용 자료로 제작해 기부한 3.1독립선언서 영인본. 하이트진로 제공

◆대형마트 3사 대규모 할인전…"광복절 연휴 매출 사수"

코로나19 악재에 긴 장마까지 겹쳐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5월 황금연휴 이후 3개월 만에 찾아온 광복절 연휴에 대규모 할인전을 펼치며 매출 회복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서 먹거리와 생활용품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오는 19일까지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한우 전 품목을 행사카드 이용 시 30% 할인하고, 삼겹살·목심은 7대 브랜드에 한해 균일가전이 진행된다. 15일 말복 때 행사카드 이용 시 토종닭 30% 할인, 인기 완구 2만원 이하 균일가전, 껌·냉면 등 1+1 행사도 열린다.

롯데마트 통큰절 행사.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통큰절 행사.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15, 16일 이틀간 인기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최대 반값 할인하는 '통큰절' 행사를 진행한다.

항공직송 랍스터를 엘포인트 회원이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기존 가격의 절반에 구매할 수 있다. 미국산 냉동 LA식 갈비도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40% 할인한다. 델몬트 바나나 1+1, 캠벨포도 반값 등 과일류 할인도 진행된다.

홈플러스도 앞서 17일까지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홈플 5일장' 행사를 열고 모든 상품 카테고리 4천900종을 최대 50% 할인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에 더해 내달 2일까지 '여름상품 창고대방출' 할인전을 진행한다고 13일 추가로 밝히면서 대규모 물량공세를 예고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