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효과?…구미산단에 수도권 엔젤투자자 '손짓'

입력 2020-08-13 16:12:34 수정 2020-08-13 19:45:24

구미산단 통합신공항 최대 수혜지 부각, 제조 기반 탄탄, 빈번한 수도권 투자 실패도 한몫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연구개발력이 탄탄한 중소·벤처기업들이 수도권 엔젤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연구개발력이 탄탄한 중소·벤처기업들이 수도권 엔젤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구미시 제공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의 최대 수혜지로 떠오르면서 수도권 엔젤투자자들이 연구개발력을 갖춘 구미 중소·벤처기업에게 투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탄소섬유 발열체 전문기업인 ㈜GUMIC는 최근 수도권 엔젤투자자로부터 수십억원을 지원받아 탄소 발열매트 생산 확대에 나섰다. 이 회사는 고기능성 탄소섬유 발열체를 개발해 대기업, 국방부 등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유전 시추장비 부품을 만드는 에스엠아이(SMI·대표 배선봉)는 서울 엔젤투자자와 구미 신사업 투자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소형 풍력발전, 전동기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기스쿠터·유틸리티카·골프카트에 이어 병원용 냉온 자동배식차를 잇따라 개발했다.

구미에서 서울로 옮겨 부품소재 전문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성하에너지(대표 장윤희)는 엔젤투자자 지원을 받아 구미에 생산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개인용 초소형·저전력 냉풍기 '미니스톰'은 세계 최초의 제습 겸용 냉매 없는 친환경 세미 에어컨이어서 출시를 앞두고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니스톰은 지난해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금상을 받은 바 있다.

이런 투자 붐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구미산단의 제조 기반이 탄탄한데다 통합신공항 이전으로 구미산단 입지 여건이 더욱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기업에 대한 투자 실패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수도권 엔젤투자자들이 대구경북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본부장 이규하)는 대구경북 중소·벤처기업들이 엔젤투자,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성공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업성장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수도권 앤젤투자자 사이에선 '한강 이남 지역에는 관심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며 "더 많은 기업들이 투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엔젤투자자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 중소·벤처기업에게 자금 지원과 경영 지도를 해주는 개인투자자를 말한다. 자금이 시급한 벤처기업에 갑작스럽게 나타나 돈을 출자해주기 때문에 천사(Angel)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