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상 호도'는 고질병이 됐다. '집값 안정세' '성장률 선방'이란 문 대통령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에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까지 고용 사정을 호도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12일 통계청의 '7월 고용 동향' 발표 후 페이스북을 통해 "5월부터 고용 상황이 매달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일부 통계 수치를 마치 전체 고용 실상인 것처럼 부풀린 것이다.
홍 부총리가 나아지고 있다고 한 근거는 취업자 추세다. 취업자 감소 폭은 3월 이후 7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해 나아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같은 통계의 다른 항목을 보면 역대 최악이다. 7월 실업자 수는 113만8천 명으로 7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21년 만에 최대이다. 실업률도 4.0%로 2000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더 심각한 것은 비경제활동인구가 통계 작성 기준을 바꾼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이다.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구직 포기자 즉 실업 상태임에도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실업자'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런 점에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났다는 것은 실제 고용 사정은 통계보다 더 나빠졌을 수 있음을 뜻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문 대통령의 '자랑'도 마찬가지다. OECD는 지난 6월 10일 회원국 대다수의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그 뒤 미국(7월 22일), 슬로베니아(7월 20일), 그리스(7월 22일)의 전망치를 새로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한국 전망치도 새로 공개했다. 즉 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한 국가는 한국이 고작 네 번째란 얘기다. 결국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세계 1위라는 것은 동일 비교하면 안 되는 것을 비교한 아전인수라고 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못지않은 위기에 처해 있다. 경제 실상을 호도한다고 위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행위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짓을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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