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 부진·병충해 '비상'…장마·태풍에 방제 효과 미미
작목 종류 불문 생산량 감소…수확까지 상품성 관리 신경
예년보다 길어진 장마에 농민들이 큰 시름을 앓고 있다. 벼농사는 물론 사과, 복숭아 등 작목 종류를 불문하고 생육 지장, 병충해 등으로 농사에 초비상이 걸렸다.
◆"장마로 농사 망쳤다"
포항·경주·영덕 등 넓은 들의 벼엔 도열병, 홍명나방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민들은 올해 벼 수확량이 10~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각 시·군이 지난주부터 방제에 나섰지만 장마, 태풍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사과 농가도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고 잎이 떨어지는 갈색무늬병(갈반병)이 유행,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포항 약 1천100㏊, 영덕 700㏊의 사과밭 가운데 30~40%가 상품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 농민은 "장마로 과수원 물이 빠지지 않고 광합성도 제대로 못했다. 가을철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청송도 사과 병충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월 만생종 후지 품종 사과 수확을 앞둔 일부 농가에서 갈색무늬병이 발생 중인데 연일 내린 비로 농약을 살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복숭아 농가들도 울상이기는 마찬가지다. 긴 장마 탓에 당도가 떨어졌고 작황까지 좋지 않다. 의성지역 농협과 일반공판장에서 경락되는 산지 황도 복숭아는 4.5㎏ 한 상자에 3만원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20~30% 하락했다.
김천시 조마면에서 1만㎡(약 3천 평)의 복숭아 과수원을 경작하는 한 농민은 "지난해 1만5천원선에 거래되던 5㎏들이 상자가 올해 7천~8천원에 거래된다"며 하소연했다. 또 "출하를 앞둔 복숭아는 쩍쩍 갈라져 상품성이 떨어지고 과수원에 물이 차 일부 복숭아나무가 죽는 바람에 내년 수확량도 줄 것"이라고 걱정했다.
영천에서도 복숭아 낙과 피해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영천시는 복숭아 재배농가 70% 정도에서 30% 안팎에 달하는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탄저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과일 당도·생산량 유지 비상
10월 수확철을 앞둔 상주 샤인머스켓 농가 역시 당도 관리에 초비상이다. 상주는 2017년부터 샤인머스켓을 본격적으로 재배해 3년 새 재배면적이 7배 늘었고, 생산량도 전국 40% 이상을 차지한다. 한 농민은 "장마와 일조량 부족 때문에 걱정이 크다"면서 "앞으로 태풍 피해 없이 맑은 날이 이어지길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청도는 지역 대표 작목인 감이 20%가량의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청도군은 가을 수확기까지 작목 관리에 집중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농가 지도에 나섰다.
군위 대표 특산물인 자두의 경우 긴 장마로 생산량이 평년 대비 33%가량 줄었다. 자두 1박스(5kg) 가격은 지난해 1만원 정도였으나 올해는 2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추, 부추 등 채소도 일조량 부족 영향으로 발육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확을 시작한 청송고추는 탄저병, 역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 농가들은 안타까움 속에 병이 든 고추를 따내 버리고 있다.
◆작황 부진, 가격 상승 부채질
경산의 깻잎은 올해 잦은 비로 작황이 부진,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8월 깻잎 2㎏이 2만원대에 거래됐다면 현재는 4만2천원대다. 칠곡에서는 잎채소(상추, 얼갈이배추, 깻잎) 출하량이 20% 이상 줄었고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성주 참외는 추석을 겨냥한 출하물량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선남면과 용암면 등 수확기에 접어든 15농가 33농가가 침수 피해를 당해 아예 수확을 포기했다. 이로 인해 지난주 출하된 10㎏ 상품 1상자 값은 4만원에서 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군위 오이는 장마로 세균성 바이러스가 생겨 수확량이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1박스(10㎏) 가격은 평년과 같이 1만6천원에 출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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