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 '관짝소년단' 흑인분장, 샘 오취리 "슬퍼" 갑론을박

입력 2020-08-06 17:13:57 수정 2020-08-06 18:55:43

의정부고 자치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의정부고 자치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화제의 관짝소년단. 트위터 캡처
화제의 관짝소년단. 트위터 캡처

매년 유쾌한 졸업사진으로 온라인에서 주목받는 경기 의정부고가 흑인분장 사진으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사진은 학생들이 '관짝소년단'을 흉내낸 콘셉트의 모습이다. '방탄소년단'과 '관짝'의 합성어인 관짝소년단은 아프리카 가나의 독특한 장례문화가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가나에서는 장례식에서 밝은 음악과 흥겨운 춤을 추는 등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야 고인이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는 문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관짝소년단을 흉내내면서 어두운 톤의 피부색을 사진에 그대로 담았다. 사진이 공개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누리꾼들은 "올해도 역시 의정부고 유쾌하네", "믿고 보는 의정부고" 등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일각에서 '블랙페이스'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블랙페이스는 흑인이 아닌 인종이 흑인 흉내를 내기 위해 피부를 검게 칠하거나 입술을 두껍게 그리는 등의 무대 분장이다. 19세기 영미권에서 특히 유행하기 시작했으나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의 영향으로 인종차별적 행위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현재 금기시되고 있다.

40~50년대 애니메이션
40~50년대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서도 '블랙페이스'가 등장한다. 해당 애니메이션 캡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도 이에 동조하기 시작해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오취리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제발 하지 말아 달라. 문화를 따라하는 건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되냐.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일명 '관짝밈'의 당사자인 벤자민 에두는 자신의 SNS에 흑인 분장을 하고 패러디한 영상들을 직접 포스팅하고, 본인이 나온 영상에는 감사하다는 글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서양 애들이 '눈 찢기' 흉내낸다고 생각해봐" vs "당사자는 괜찮다잖아?" 갑론을박

이에 온라인에서는 이와 관련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인종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에는 "정작 당사자는 괜찮다는데 다른 얘들이 왜 그러는 거냐", "닌자 사무라이 코스프레 하면 동양인 비하냐?", "저 학생들이 흑인 모욕하려고 흑인 분장했겠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인종차별이라는 입장에는 "흑인들은 흑인 이슈에 민감하고, 전 세계적으로 블랙페이스는 금기시되고 있는 만큼 더 신중했어야 했다", "서양 사람들이 눈 째는 모습으로 나오면 너네는 괜찮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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