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0일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 발기인 대회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가 필수가 된 세상이지만 마스크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추진의 뜨거운 열기와 타오르는 열정은 도저히 감출 수 없었다.
광복 후 75년 만에 이 땅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마저 기꺼이 내놓은 분들과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민선 1기 대구시장을 역임한 문희갑 전 시장은 자신의 재임 중 독립운동기념관을 만들지 못했던 아쉬움과 미안함이 늘 있었는데 오늘 발기인 대회를 갖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사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우리 대구만큼 앞장서서 나라를 위해 희생을 감수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임진왜란 때 최초로 의병을 모집해 나라 구하기에 앞장선 홍의 장군 곽재우도 우리 영남 출신이고, 일제의 경제적 침략에 맞선 국채보상운동을 촉발한 곳도 우리 대구다. 독립운동사에서 희귀한 학생 신분 독립 결사 단체인 태극단도 대구에서 만들어졌고, 명성황후 시해로 인한 을미의병을 촉발한 것도 대구 출신 문석봉 선생이었으며, 1910년대 독립운동의 본산이었던 대한광복회도 대구에서 결성되었다.
독재와 불의에 항거해 2·28 민주화운동을 한 것도, 한국전쟁에서 백척간두에 서 있는 나라를 위해 최후의 보루를 지킨 것도 우리 대구 학생들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전국에서가장 많은 180명의 애국지사가 순국한 대표적인 항일 현장이 대구형무소였다. 최근 국립묘지로 승격된 국내 유일의 애국지사 묘역인 신암선열공원도 대구에 있다.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서 자신을 희생하던 애국과 애민의 고장임에도 해방 후 75년간 이 지역에 독립운동기념관조차 없었다는 것은 후손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독립유공자의 후손 중 한 분이 팔공산 자락에 수려한 기운을 머금은 좋은 터를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정계, 학계, 종교계 등을 망라하고 여야를 막론, 대구를 대표하는 사회 각계 270분이 협심하여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나선 것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한 일이다.
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드는 사업이지만 대구 시민의 여론이 한데 모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기념관 건립 부지를 기증한 우대현 준비위원장과 김능진 추진위원장(제9대 독립기념관 관장), 이종찬 상임고문(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준비위원장), 그리고 문희갑 상임고문(전 대구시장)을 중심으로 시민의 뜻을 한데 모아 대구시가 노력하고 중앙정부와 국회가 뒷받침이 되어서 반드시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을 성사시켜야 한다.
'과거를 잊어버리면 아픈 반복을 되풀이한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75년간 잊혔던 과거를 찾아내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치열했던 역사를 반드시 후손들에게 똑똑히 알려줘야 한다. 75년간 기다린 만큼 독립운동기념관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리라. 그 속에서 자랑스러운 우리 지역 독립운동의 역사를 담아내고 악명 높은 대구형무소를 재현해 처절하고 치열했던 선열들의 삶과 죽음을 낱낱이 보여 줄 것이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의 웅장한 모습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하고 벅차 오른다. 모든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이 하루라도 빨리 건립되는 그날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전력을 다하자. 본인이 소속한 대구시의회도 이 위대한 사업이 하루빨리 성사되고 마무리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다. 75년을 기다려 온 선열들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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