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에 달려 든 부장검사…초유의 '검찰 육탄전'

입력 2020-07-29 18:21:24 수정 2020-07-29 22:15:05

'검언유착 의혹', 폭행사건으로 비화
한동훈 검사장, '독직폭행' 혐의로 정진웅 부장검사 고소
한동훈 "정진웅 부장검사, 비밀번호 푸는데 올라타…독직폭행"
수사팀 "증거인멸 시도 정황"

29일
29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왼쪽)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오른쪽)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29일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수사팀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가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수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했음에도 서울중앙지검이 강제수사에 나섰다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한 검찰과 법무부 간 갈등은 더욱 첨예화 되고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은 이날 오전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진웅(52·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정황이 있어 제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며 직무집행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 검사장의 변호인은 "오늘 압수수색 과정에서 있었던 검사의 폭행에 대해 독직폭행 혐의로 해당 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수사팀과 한 검사장 측 설명을 종합하면 한 검사장이 현장을 지휘하던 정 부장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변호인을 부르기 위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 검사장 측은 "정진웅 부장이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한 검사장 몸 위로 올라타 한 검사장을 밀어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검사장측은 "정 부장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한 검사장의 증거인멸 시도를 제지하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런 사태까지 발생하자 검찰 안팎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이렇게 된 이상 수사팀이든 한 검사장이든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권 남용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를 검찰 스스로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도 "수사심의위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것을 볼 때, 애초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수사를 계속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럴 거면 수사심의위를 왜 두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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