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 1g당 8만원 넘어 최고치 경신
"팔려고 오는 사람은 있어도 사려는 사람은 없어"
"금반지 팔려고 하는데 얼마쯤 받을 수 있을까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값에 장롱 깊숙이 묻어뒀던 예물 등 가지고 있는 금을 팔려는 사람들이 금은방 문을 두드리고 있다.
28일 오전 대구 중구 교동귀금속거리 한 금은방. 자녀 결혼예물을 맞추려 들린 손님들은 금값이 한 돈에 30만원을 넘었다는 가게 주인의 설명을 듣고는 화들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쌍반지와 목걸이 등 8돈 상당의 예물을 맞추는데, 금값만 240만원이 넘고 수공비까지 합하면 290만원 상당의 거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들은 쓰지 않는 반지 등 금을 모두 모아와 수공비만 주고 예물을 맞출 수 있었다. 손님 A씨는 "금값이 정말 많이 올랐다. 오늘 금을 안 갖고 왔으면 그냥 돌아갈 뻔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이날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41%(2천640원) 오른 8만1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오전 장중 한때는 8만2천97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돈(3.75g)으로 따지면 금값이 30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IMF 직전인 1997년 말 약 4만2천원 선이던 금 1g 값은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5년 12월 최근 10년간 최저인 3만9천원까지 떨어졌고, 이후 꾸준히 상승한 끝에 이날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돈 기준으로 보면 5년 전보다 금값이 두 배가량 뛴 것이다.
금은방 주인 이용선(66) 씨는 "금은방을 41년 운영했는데 지금이 제일 금값이 비싼 것 같다"며 "금값이 올랐다 하니 가지고 있던 금을 팔려고 가격을 문의하는 손님은 있는데, 사려는 사람은 없다. 산다고 해도 가진 금을 녹여서 새것으로 만들어 가는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금값이 파죽지세로 치솟자 '금(Gold) 스터디' 열풍도 불고 있다.
이 씨는 "투자에 관심 있는 지인들이 모여 금을 공부하면서 서로 얼마나 수익을 봤는지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금 스터디를 검색하면 최근의 금값 상승세를 설명하며 골드바, 금 관련 ETF 등 어떤 방법으로 투자하는 게 효율적인지 설명하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앞으로도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27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8%(33.50달러) 급등한 1천931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압력, 저금리 장기화, 인플레이션 회피 수요 등으로 금 가격이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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