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찔린 통합당 ‘반대 공식화’ 속 민주당 TF 구성…정 총리도 ‘긍정’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정국의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여야 지도부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론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 반드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래통합당 등 야권은 '부동산 정책 실패 만회용'으로 깎아내리며 반격에 나섰다. 정부도 23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민주당이 소중하게 추진해온 정책"이라고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논의의 장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행정수도 세종 이전'이라는 깜짝 카드에 허를 찔린 통합당은 당 차원에서 반대 여론몰이를 본격화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 일각에서 찬성 또는 긍정적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내부 단속 측면도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것이 정상적인 정부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냐"며 "부동산 대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내놓은 제안이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하고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 등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꺼낸 것"이라며 "빨리 거둬들이고 발등의 불 떨어진 집값 폭등 등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선 "헌법을 하위법으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이라며 여권의 특별법 추진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행정수도 완성 물론 필요하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인가"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정책 실패를 행정수도 이슈로 덮으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며 "대통령은 중요한 국가 사안에 대해 매번 뒤에 숨어서 '간' 보지 말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내친걸음에 끝을 보겠다는 속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개헌과 국민투표, 그리고 여야 합의에 의한 법률 제정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며 "'행정수도완성 TF'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단장은 원내대표 출신인 4선의 우원식 의원이 맡는다.
야당의 '국면전환용'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저는 정치를 얄팍하게 하지 않는다"며 "행정수도 완성은 2004년부터 일관된 민주당의 국정 철학이자 소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당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당 대표로 당선되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임기 내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대표로 일하는 동안 결론 낼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이라며 "집권여당이 책임을 갖고 내던진 제안이니까, 어떻게든 살려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당정협의를 거친 것이냐"는 서병수 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2002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거의 20년 전부터 민주당이 소중하게 추진해온 정책"이라고 우호적 입장을 나타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