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반미사상 검증장 된 이인영 통일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입력 2020-07-23 16:54:33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석기 의원의 제기한 아들 병역 면제 의혹 등과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석기 의원의 제기한 아들 병역 면제 의혹 등과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시종일관 '사상 검증'에 방점이 찍혔다.

야당은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이 후보자의 경력을 고리로 김일성 주체사상과 반미 사상 검증에 집중 공세를 펼쳤다.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국민 앞에서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할 수 있느냐"며 질문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과거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은 '전대협의장이 밝힌 입장'이라고 쓰인 문건을 제시하며 이 후보자의 연관성을 캐물었다.

박 의원은 문건에서 '혁명의 주체는 수령, 당 대중의 삼위일체된 힘'이라는 구절에 대해 이 후보자가 동의하는지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제가 읽은 내용일 수는 있지만 동의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한 해당 문건에서 '이승만은 괴뢰정권'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을 지목하면서 "이승만 정권은 괴뢰정권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괴뢰정권으로 단정할지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국부는 김구가 됐어야 했다는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주한미군의 감축·철수 논의와 관련해선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저는 주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정리되고 있다"며 "향후에 동북아 전략적 균형과 힘의 균형에 대해서 한미동맹이 군사적 측면에서도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선 "제가 특사가 돼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아들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추궁하자 이 후보자는 "병무청이 자체 판단한 기록이 있는데 왜 제 아이의 개인 신상에 대한 모든 자료를 요청하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들 병역 면제 사유에 대해 "일상적 생활은 가능하지만, 무리하는 부분이 어려워서 군에서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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