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산란현상으로 생기는 노을, 비온 뒤 노을이 평소보다 더 붉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 "오랜만에 하늘 보며 위로 받아"
20일 오후 대구 하늘을 환상적으로 물들인 일몰이 코로나19로 지친 대구시민들에게 작은 선물이 됐다. 시민들은 '대구에서 본 역대급 노을이다', '바라만 봤는데도 힐링이 된다', '힘든일이 많았는데 왠지 눈물이 난다'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며 찰나의 순간을 즐겼다.
20일 오후 7시40분 쯤 대구 중구 약령시 일대에는 행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친구,연인,가족끼리 길을 걷던 이들은 노을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담거나,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이소정(33) 씨는 "노을이 너무 예뻐 남자친구한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는데 사진은 눈으로 보는 것 만큼 극적이지 않다"며 "대신 눈으로 많이 감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현기(43) 씨는 "퇴근 후 동료들과 술 한잔 하러 왔는데 오늘 노을이 너무 멋있다"며 "아예 야외 테이블을 잡고 밖에서 맥주를 마실 예정"이라고 웃어 보였다.

대구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도 노을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집에 와서 베란다 밖 하늘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오늘 너무 후덥지근해 온종일 불쾌했는데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친구가 전화 와서 지금 밖에 가서 노을을 보라고 성화였는데 너무 예쁘더라. 나도 부모님이랑 다른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빨리 나가서 노을을 보라고 채촉을 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감상에 젖게 만드는 노을. 노을이 생기는 원인은 빛의 산란 현상 때문이다. 햇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사이 푸른빛 입자들은 걸러져 흩어지고 붉은빛만 지상까지 도달하는 원리다.
햇빛은 대기를 통과할 때 공기 분자와 같은 입자와 부딪혀 흩어진다. 이를 산란 현상이라고 하는데, 낮 시간대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한 입자가 파장이 짧은 푸른빛(청색광선)과 더 잘 충돌해 육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낮에는 햇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지구 대기층의 두께가 저녁에 비해 비교적 짧아 하늘이 푸르게 보인다. 그러나 저녁 무렵이 되면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는데 이때 햇빛은 각도 상 낮보다 더 긴 거리의 대기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파장이 짧고 산란하는 각도가 작은 푸른빛은 대기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파장이 길고 산란하는 각도가 큰 빨간빛만이 대기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것.

그렇다면 이날 대구의 노을은 왜 유독 붉었을까? 비 온 뒤 저녁 노을이었기 때문이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비 온 뒤에 저녁 노을은 평소보다 더 붉은 편인데 비로 인해 공기 중에 있는 무수한 미세 입자가 사라져 푸른 빛이 산란현상을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빛의 이동거리가 긴 저녁 시간대다 보니 붉은 빛만 상대적으로 더 많이 도달하는 셈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비온 뒤 노을은 유독 더 붉은데 그날 노을을 봤다면 다음날은 맑고 쾌청한 날씨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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