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추가 폭로…"비서가 속옷 갖다줘"

입력 2020-07-16 18:38:47 수정 2020-07-16 18:44:30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16일 박 시장으로부터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며 피해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A씨 측은 이날 오후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시장이 마라톤을 하는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 평소 한 시간 넘게 뛰는데 여성비서가 함께 뛰면 50분 안에 들어온다며 주말 새벽에 나오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결재받을 때 비서로 하여금 시장님의 기분 상황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 심기보좌 혹은 기쁨조와 같은 역할을 사전에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측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비서실장들은 몰랐다고 해명한 데 대해선 "무엇이 알아야 할 사안이고 무엇을 몰랐던 것인가. 시장실과 비서실은 일상적인 성차별로 성희롱 및 성추행 등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 환경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온 후 시장실에서 그대로 들어가 샤워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을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줘야 했다"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그대로 벗어두면 운동복과 속옷을 비서가 집어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은 시장실 내 침대가 딸린 내실에서 낮잠을 잤다. 그런데 시장의 낮잠을 깨우는 것은 여성 비서가 해야 했다. 일정을 수행하는 수행비서가 깨워 다음 일정으로 가면 효율적이나 여성 비서가 깨워야 기분 나빠하지 않으신다며 해당 일이 요구됐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또 "시장에게 결재를 받으러 오는 이들이 비서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시장실을 방문한 국회의원 등이 '여기 비서는 얼굴로 뽑나봐'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며 "시장은 건강 체크를 위해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쟀다. 피해자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하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냈으나 여성 비서의 업무로 부여됐다"고 폭로했다.

또 "박 전 시장은 '자기(피해자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했지만 업무가 지속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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