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차원 진상 파악해야" 민주당 내부 불만 목소리

입력 2020-07-14 18:09:42 수정 2020-07-14 20:40:38

박용진 "국민 실망 적지 않아"
김해영 이어 사과 입장 표명
당권 레이스도 차질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상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상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는 등 여권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4일 박 시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당 차원의 진상 파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박 시장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짐작은 가지만 극단적 선택에 대해서는 충격적이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안희정, 오거돈 사태에 이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 실망이 적지 않다"며 "그동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성 평등 교육 등이 형식적 수준에 그쳤던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은 고통받았다는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시간"이라며 "피해 호소가 계속되는 한 이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박 시장 관련 소신발언이 나온 건 김해영 최고위원에 이어 박 의원이 두 번째다.

김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일원으로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 차원의 첫 사과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나온 이 발언을 회의가 끝난 뒤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대신 전달하는데 그쳐 사과의 진정성을 두고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 발언 이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김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면서 민주당은 내홍까지 겪는 모습이다.

한 당원은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당과 정체성을 하루 이틀 달리한 것이 아니고 사사건건 미래통합당과 궤를 같이하는 자를 최고위원이랍시고 당에 두는 자체가 이해 불가"라며 제명을 요구했다.

다른 당원도 "당장 탈당하고 정의당을 가든 통합당을 가든 수준에 맞는 당을 찾아가라", "통합당의 부산시장 당내 경선 후보로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시장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선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제가) 가짜미투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는데,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고소 진위에 대한 정치권 논란과 그 과정에서 피해자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죽음으로서 답한 것"이라며 "고인은 죽음으로 당신이 그리던 미투 처리 전범을 몸소 실천했다"고 말해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박 시장 사망으로 민주당 당권 레이스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낙연 의원이 오는 16일 예정됐던 대구 방문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박 시장 사망이 이 의원에게 큰 충격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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