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환수의 골프 오디세이<27>일상 속 스윙 연습 5-쇼핑백 활용해 힘빼는 백스윙하기

입력 2020-07-08 16:58:30

쇼핑백을 이용해 느린 백스윙을 꾸준히 연습하면 힘을 빼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쇼핑백을 이용해 느린 백스윙을 꾸준히 연습하면 힘을 빼는 감각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패배는 승리를 목표로 한 사람에게만 유용한 단어다.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패배의 쓰라림을 기꺼이 감수하는 이들은 언제나 비교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혹독한 얼음장에 가두기를 서슴지 않는다. 내가 당신보다 실력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강박증도 평상심을 잃고 비교우위에 서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실력이 나아진다는 것은 자신의 성취능력이 이전보다 높아지는 자긍심을 솟구치게 하지만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겠다며 비교하거나 비교 당하는 처지로 자신을 몰아세우는 심리에서도 나타난다. 권장하고 싶지 않은, 바람직하지 않은 경쟁심이다.

행복이라는 것이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 사라진다는 것은 굳이 고금총서에서 인용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 상태에서 골프가 자신의 목을 죄어온다며 강박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긴장상태는 스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유있는 스윙의 리듬은 도대체 간 곳 없고 극한의 긴장으로 스윙하며 마땅찮은 샷을 날리게 된다. 현대인의 스트레스성 불안감이 스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손가락과 손목이 과도하게 긴장한 채 온 힘을 다해 볼을 내리치는 모습이 그것이다. 몸은 결국 엘보 통증이라는 이상 증세로 나타나 잘못된 스윙을 경고하기도 한다. 스윙의 원리는 클럽을 들고 힘의 강약으로 볼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회전의 느리고 빠름에 따라 거리와 방향의 완급조절이 가능한 운동이다. 백스윙을 거쳐 다운스윙을 경유해 임팩트가 이뤄지는 순간 완벽한 몸 동작과 상체 동작이 완성됐다 하더라도 볼이 클럽페이스에 접촉되는 찰나에 손가락과 손목의 힘이 생겨난다면 이 볼의 방향성과 비거리는 절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손목이나 팔뚝의 회전으로 이뤄져야 하는 임팩트는 부드럽고 유연한 관절과 근육을 요구한다. 힘을 사용한 임팩트는 회전을 방해하며 정상적인 클럽페이스의 볼 접촉을 방해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연습방법으로 쇼핑백을 들고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손쉽게 백스윙과정을 연마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쇼핑백을 꺼내 손잡이 끈을 양손으로 잡는다. 이 과정에서 백스윙때 쇼핑백을 단박에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쇼핑백 바닥이 지면을 끝까지 볼 수 있도록 서서히 양팔을 든다. 백스윙 자세에서 자신의 양팔과 손목, 손가락의 힘이 전혀 필요치 않는 이 스윙을 다시 어드레스 원위치 자세로 되돌린다. 이를 꾸준히 반복하면 백스윙의 속도 조절과 더불어 힘이 빠진 팔과 어깨의 상하 움직임을 꾸준하게 단련할 수 있다. 만약 서둘러 백스윙을 올리면 쇼핑백이 거꾸로 매달려 내용물이 바닥으로 쏟아지게 된다는 느낌을 가지고 천천히 스윙 속도를 유지한다.

빠른 백스윙은 결과적으로 타이밍과 템포를 잃게 할 뿐만 아니라 지나친 손목 사용과 힘을 소비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느린 템포의 스윙 밸런스는 몸과 팔의 일체감 있는 동작을 해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일선의 프로들도 적극 권장하고 추천하는 연습법이기도 하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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