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윤정, 후배 선수들 식비도 본인 계좌로 걷었다"

입력 2020-07-08 17:57:20 수정 2020-07-08 21:28:17

"매달 초 경주시청서 보낸 식비, 장윤정 계좌로 이체토록 해"
"식비 뺏긴 선수들에 하루 두부 한모만 먹여…"
故 최숙현 동료 선수들, 잇따라 피해 사례 폭로…8일 변호사 통해 금품피해 등 고소

8일 경북 경주시 동부동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서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이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 안모씨를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고발장을 들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소속 선수들이 선배 장윤정 선수와 안주현 팀닥터 등에게 식비 등 월 100만원 안팎의 금액을 상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매일신문이 입수한 B선수의 팀 선배 장윤정과 팀닥터 안주현에 대한 송금 내역.
8일 경북 경주시 동부동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서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이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 안모씨를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고발장을 들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최숙현 선수 동료였던 A, B 선수 측은 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 선수는 후배 선수들이 경주시청으로부터 받던 식비를 자신의 계좌로 이체토록 했다"며 "안주현 팀닥터 또한 하지도 않는 심리치료를 명목으로 수십만~수백만원을 받아 챙겼다"고 주장했다. A 선수는 2018~2019년까지, B 선수는 2016~2018년까지 경주시청 소속이었다.

A 선수 어머니에 따르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선수들은 평소 매월 초 경주시체육회로부터 40만~50만원 상당의 식비를 개인 계좌로 지급받았다.

경주시체육회는 선수들이 한시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거나 전지훈련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훈련 일정에 따라 한끼 7천원씩 계산해 월 식비를 지급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팀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식비 전액을 장 선수 계좌로 이체해야 했다.

A 선수 어머니는 "2017년 연말 만 18세로 입단한 딸이 월 식비를 장 선수에게 보낸 뒤 하루 끼니를 두부 한 모만 먹으며 훈련했던 적도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 딸로부터 들었다. 그렇게 (관행으로) 흘러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매일신문이 입수한 B선수의 팀 선배 장윤정과 팀닥터 안주현에 대한 송금 내역.

B 선수 측은 안주현 팀닥터가 심리 치료 명목으로 돈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B 선수 어머니는 "팀닥터가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해 15만~140만원씩 비정기적으로 송금했으나 도수치료만 할 뿐 심리치료를 전혀 해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매일신문이 입수한 A, B 선수 송금 내역에 따르면 두 선수는 월초 50만원 안팎의 돈을 '시합비' 명목으로 장 선수에게 이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안 팀닥터에게도 수시로 돈을 송금했다.

앞서 고 최숙현 선수도 지난 4월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합숙훈련 때마다 장 선수와 안 팀닥터 등에게 불명확한 용도의 돈을 요구받아 이를 지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A, B 선수 사건을 의뢰받은 박지훈 법률사무소 주진 대표변호사는 9일 오전 선수들의 피해 내역을 바탕으로 대구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다.

박 변호사는 "장 선수와 안 팀닥터는 선수들 돈을 가로채는 등 각각 사기, 무면허 의료 등 혐의로, 김규봉 전 경주시청 감독은 이를 돕거나 방조한 혐의로 각각 고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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