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꿈꾸는 대학생이 멘토 역할 맡아 취약 계층 학생 챙겨
학습뿐 아니라 고민거리, 진로 탐색, 교우 관계 등 일상 보듬어
멘토-멘티 모두 반응 좋아 향후 꾸준히 운영할 계획
"언제든 대학생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어 좋아요."
주위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기 힘든 환경에 놓인 학생들은 교육에서도 소외되기 쉽다. 그런 학생들을 보듬으려고 대구시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게 '교육 취약계층 학생 지원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습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는 얘기가 나온다. 시교육청은 참가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데 힘입어 이를 계속 연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 취약 계층에 쏟는 관심
보통 가정에선 부모가 어린 시절부터 자녀의 학습을 비롯해 일상을 일일이 챙긴다. 하지만 조손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학생은 상황이 다르다. 평범해 보이는 것들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른바 보육과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으로 개학하면서 그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시교육청이 지난 4월부터 온라인으로 '교육 취약계층 학생 지원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된 이유다. 학습 결손이 우려되는 교육 취약계층 학생 300여 명이 그 대상이다.
이번 멘토링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개학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호응한다는 면에서 정한 방식. 교대·사대 출신 대학생 멘토 300여 명은 전화와 화상 통화, SNS 등을 활용해 멘티인 학생들과 소통했다.
이들 멘토는 사이버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이 수업 환경을 갖춰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고, 과제 지도와 생활지도도 병행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식사 여부, 최근 고민거리, 진로 탐색, 교우 관계 등 일상을 챙기면서 학생들의 마음도 살폈다.
낯선 사이에 처음부터 친밀감이 감돌기는 어려운 법. 더구나 얼굴을 맞대는 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것이어서 처음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 조금이나마 의지할 곳이 생긴 멘티들에겐 반가운 일. 그뿐 아니라 교사를 꿈꾸는 멘토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아이들이 기댈 언덕을 만들다
기댈 곳이 마땅치 않은 멘티들에겐 대학생 멘토들이 형, 누나, 언니처럼 느껴졌을 법도 하다. 소감을 들어보면 멘티들은 학습뿐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켜보는 시선도 긍정적이다.
초교 3학년인 멘티 A 학생은 "엄마가 안 계시고 아버지도 연세가 많아 공부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며 "멘토링 선생님이 공부를 자세히 도와줘 모르는 문제가 생겨도 슬프지 않다. 포근하다. 자신감도 생겨 멘토링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인 B 학생은 "멘토 선생님이 모르는 걸 언제든 '카톡'으로 알려줘 혼자 공부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많이 해결됐다"며 "학습에 도움이 많이 됐다.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A 학생은 다문화 가정인 데다 아버지만 있는 경우. 이 학생을 담당하는 기관 관계자는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 줄 가정 학습 지원이 절실한 아이였다. 대학생 선생님과 신뢰감, 유대 관계가 잘 형성돼 다행이다"며 "매일 멘토링을 기다린다는 아버지의 메시지도 받았다. 효과가 매우 좋다"고 했다.
등교 개학이 실시된 이후에도 이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하길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60여 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라며 "취약계층 학생들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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