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지인의 폭로 "성희롱·폭행·협박 반복적"…국민청원까지

입력 2020-07-02 09:57:19 수정 2020-07-02 10:26:13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의 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지난달 26일 고인은 오전 부산의 한 숙소에서 세상과 작별했다.

고인의 지인인 청원인은 청원글에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며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적었다.

구체적으로 내용에는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콜라를 시켰다는 이유로 최숙현 선수의 체중을 측정했고, 체중이 몇백g 초과했다는 이유로 빵 20만 원어치를 억지로 먹게 해 새벽이 지나도록 먹고 토하기를 반복했다"고 나와 있다.

또 글에 "아침에 복숭아 1개를 먹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팀 닥터가)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찼으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하는 등 폭행이 20분 넘게 지속됐다. 감독은 그 상황을 방관하고 '내가 때렸으면 진짜 죽었을 것'이라고 폭언했다"고 했다.

청원글에는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고인에게 가혹행위를 했던 증거로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녹취록에는 팀 닥터가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라며 고인을 세운 뒤 폭행하는 소리도 담겼다.

또한 녹취록에는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번 할까?"라는 말로 고인을 위협하고 이에 고인은 공포에 떤 목소리로 "아닙니다"라고 반복적으로 대답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고인은 올해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를 고소했고, 4월에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지인들은 "고 최숙현 선수가 공공 기관, 책임 있는 단체에 도움을 청하였지만, 모두 그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1일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 고인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썼다. 고인의 어머니는 "딸, 전화 좀 받아봐"라고 했지만 결국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대한철인3종협회와 대한체육회는 엄정한 조치를 약속했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스포츠 공정위 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고, 대한체육회도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건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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