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삶보다 대통령 뜻 받든 민주당의 추경안 폭주

입력 2020-07-02 06:30:00

국회 예결특위 2020년도 제3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정성호 소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결특위 2020년도 제3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정성호 소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6월 통과를 촉구하며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입에서 '비상한 방법'이란 말이 떨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35조원에 이르는 3차 추경안 국회 통과를 위한 폭주(暴走)를 시작했다. 단독으로 16개 상임위를 열어 1, 2시간 만에 추경 심사를 끝낸 것은 물론 정부 제출안보다 3조1천억원을 증액하기까지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3차 추경이 날림·졸속 심사에다 '예산 뻥튀기'까지 거쳐 3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3차 추경 재원의 3분의 2인 24조원은 세수가 모자라 빚을 내서 조달한다. 민주당이 정부안보다 3조1천억원을 증액해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더 늘어나게 됐다. 국민에게 천문학적인 빚을 지우면서도 민주당은 미안한 기색조차 없다. 정의당조차 민주당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정의당은 "3일 만에 무려 35조3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사해 의결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경안이 워낙 부실한 탓에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여·야가 면밀하게 심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앞세워 9조원을 풀어 일자리 60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꼭 필요하지도 않은 3~6개월짜리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서관 도서 배달, 산불 감시, 멧돼지 폐사체 수색, 야생동물 수출입 현황 조사, 해외 온라인 위조 상품 재택 모니터링 등 세금 퍼주기 '가짜 일자리'가 숱하게 많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질 낮은 일자리만 과도하게 공급한다"며 면밀한 국회 심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지적을 위한 지적을 한다"며 원안 그대로 상임위를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 명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예산안 심의 의결이 국회 고유 권한이라는 사실은 안중에 없다. 적자 국채까지 발행해 국민은 물론 미래 세대에게 빚을 지우면서 추경안 통과에 올인하는 민주당에겐 국민보다 대통령이 상전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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