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檢, 다시는 약자 아닌 권력을 보호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못할 것"

입력 2020-06-29 17:07:41 수정 2020-06-29 17:57:20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9일 "헌정 사상 유례없는 검찰개혁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검찰) 관행은 이미 뿌리 깊게 얽혀있다. 그것을 구호로만, 강한 의지로만 풀 수는 없다. 법률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이고, 모두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무부 장관은 국가 수사의 총량을 설계하고 검찰사무의 지휘 감독을 통해 책임지는 자리"라며 "(참여정부 당시) 법무부와 검찰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문민화 이후 조직과 힘을 가진 검찰이 우위에 서면서 법적으로는 '법무부 외청 검찰청'이지만 현실에선 '검찰부 외청 법무청'으로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검찰권에 대한 문민통제 즉 민주적 통제에서 출발한다"면서 "민주적 통제를 할 수 있는 법무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법무부의 탈검찰화'가 필요한 것이고, 현재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지시를 함으로써 검찰의 중립을 존중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19가 대구지역에서 확산했을 지난 2월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하라"고 검찰에 지시했지만 영장을 두 번이나 기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결국 적기에 압수수색을 하지 못해 CCTV를 통한 자료 복구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25일에 "(윤 총장이)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 먹었다"고 말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이전에도 말했듯 나의 희생은 무섭지 않다. 나의 역할은 검찰개혁을 대한민국 역사의 되돌릴 수 없는 강 너머로 지고 가는 것"이라며 "다시는 검찰과 법이 약자가 아닌 권력을 보호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못할 것, 그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의 언행에 대해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여당 의원이 추 장관의 발언을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사안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자, 이날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밖에서 이간질 하고, 싸움을 붙이더라도 우리 내부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6월항쟁 당시 민주화 진영의 분열로 정권교체에 실패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