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성로 도시재생 한다더니 아파트 건설?

입력 2020-06-28 16:58:58 수정 2020-06-29 16:51:11

2023년까지 300억 뉴딜사업…청년창업클러스터, 마을 사랑방 등 조성
주민 "골목 정체성 사라질 것"…중구청 "일부 계획 변경 조율"
옛 가치 유지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 반영돼야

대구 중구 북성로의 근대 목조 건물로 지어진 삼덕상회.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 중구 북성로의 근대 목조 건물로 지어진 삼덕상회.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00년 역사를 지닌 대구 중구 북성로 골목을 되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행을 앞두고 정작 골목 주민들은 사업에 의문을 품고 있다. 주변에 함께 진행되는 재개발로 골목 상권 변화가 예상돼 사업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300억원을 들여 북성로 일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중이다. 북성로 일대에는 ▷청년창업클러스터 ▷역사생활가로 ▷북성로 투어스테이션 ▷신 우현학숙 ▷마을 사랑방 등이 조성된다.

하지만 북성로 골목 주민들은 뉴딜사업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북성로 일대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953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상황에서 '옛 가치를 이어가고 살려간다'는 도시재생 의미가 존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북성로에서 공구점을 운영하는 A(58) 씨는 "현재도 외부에서 찾아오는 이나 청년들이 잘 없고 개발 뒤 주민들 요구가 충족되지 않은 이상 떠나는 이들이 많을 텐데 보존과 개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근처의 아파트 재개발 사업이 골목의 상권 변화로 직결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성로 공구골목 바로 앞에 아파트가 완공되면 기계 소음 민원이 생겨 점차 골목 상인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다른 공구점을 운영하는 B(62) 씨는 "주민들의 소음 신고로 구청이 중재에 나서다 보면 결국 우리 업종도 쫓겨나고 공구 골목도 점차 사라지지 않겠나"고 했다.

안진나 지역문화기획단체 '훌라(HOOLA)' 대표는 "북성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북성로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면 도시재생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다층적인 사업이 필요하다. 지역의 중요한 인력과 자원들의 유실이나 손실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현재 단위 사업별로 설계를 하거나 일부 계획 변경에 대해 조율 중이다. 용역이 끝나는대로 부지매입이나 세세한 방향 등에 대해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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