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1차산업단지 150명 근로자 실업 위기…대구경북 경제 찬물 우려
노사갈등·코로나 사태 겹쳐…사측 "구조조정 일환 불가피"
대구의 외국계 자동차부품 제조사 '한국게이츠'가 대구공장을 닫고 철수한다고 26일 밝혔다. 공장 폐쇄로 150명이 넘는 이 회사 근로자가 실업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데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지역 경제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지 않을까하는 지역경제계의 우려가 나온다.
한국게이츠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대구 공장을 법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한국게이츠는 이번 결정이 "작년부터 해온 사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정이 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중한 사안이어서 본사에서도 수많은 선택지와 대안을 고려하며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해 왔으나 유감스럽게도 대안을 찾지 못했다. 업계 모범 사례에 부합하는 퇴직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 달성1차산단에서 자동차 타이밍벨트에 들어가는 고무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와 직접거래하는 1차 벤더로 현재 직원은 150명 남짓이다.
2014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인수한 게이츠는 본사가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으며 한국게이츠를 포함해 전 세계 30개국에 100개 이상의 공장을 두고 있다.
한국게이츠는 비교적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지역 경제계와도 접점이 많지 않은 편으로 경직된 노사관계로 더 잘 알려졌다. 지난해 1월에는 한국게이츠 노조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세계 최대 투기자본 블랙스톤의 횡포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고, 이보다 앞서 2018년 12월에는 노조원들이 국회에서 사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동종업계에서는 한국게이츠의 대구공장 철수가 경영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기보다는 노사갈등, 코로나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공시된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1억여원, 2018년 영업이익은 64억여원으로 비교적 나쁘지 않은 경영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구의 자동차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게이츠가 경영상 부침이 있긴 했던 걸로 알고 있지만 이보다 장기간 이어진 뿌리 깊은 노사갈등, 코로나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본사에서 폐쇄를 발표한 상황에서 대구시 등이 설득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사태가 국내 자동차부품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법인 게이츠유니타코리아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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