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합신공항 해법, 발상의 전환 필요

입력 2020-06-25 13:32:03 수정 2020-06-25 16:58:23

이광영 대흥종돈 대표

이광영 대흥종돈 대표
이광영 대흥종돈 대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놓고 군위와 의성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군위는 우보 단독 후보지를 고수하고 있고, 의성은 공동 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대한 군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국방부·대구시·경북도가 제시한 인센티브 중재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중재안에는 군위에 민간공항 터미널 및 진입로, 군인 가족 아파트(영외 관사), 시·도 공무원 연수시설 등을 짓고, 경북도가 조성하는 총사업비 1조원 규모의 항공 클러스터(공항신도시) 가운데 절반인 330만㎡를 군위에 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항 유치에 따른 핵심 인프라를 대부분 군위에 몰아주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당장 의성이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의성군 이장연합회는 "중재안은 속된 말로 '의성에는 껍데기만 가져오고, 알맹이는 군위에 주라'는 뜻이나 다름없다"며 "의성군민은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재안을 마련한 대구시, 경북도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의성군의회도 25일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군위는 공동 후보지에 반대, 의성도 공동 후보지 합의안에 반대가 돼 4년을 끌어온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절박함 속에서 얽힌 실타래를 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방부와 대구시·경북도는 군위와 의성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공동 후보지에 대한 합의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하지 말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공동 후보지는 군위 입장에서는 입지 선정 시작 단계부터 주민투표에 이르기까지 단독 후보지만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에 받아들일 수 없고, 의성 입장에선 공동 후보지 합의안이 공항 유치에 따른 혜택을 모두 군위에 주고 소음만 떠안으라는 격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설령 현재의 갈등을 억지로 봉합해 공동 후보지로 밀고 나간다고 해도 최종 이전지 선정 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양 지자체 군민들의 반발로 앞으로 사업 추진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쌓인 감정적 앙금에다 각자의 이익에 대한 경쟁심리로 사업 단계단계마다 물어뜯고 싸울 게 뻔하다.

이런 차원에서 공동 후보지가 아닌 단독 후보지에 대한 합의로 대구경북이 방향을 트는 것도 현 난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우보 단독 후보지로 군위와 의성이 합의하면 의성은 공동 후보지로 가는 것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군위 우보에는 공항을 건설하고 의성엔 항공클러스터와 관통도로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또 단독 후보지는 이미 유치 신청이 돼 있어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없으며 군위 한 곳에만 걸쳐 있는 입지여서 사업 추진에 별다른 장애가 없다. 군위 군민의 76%가 단독 후보지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국방부의 입장이 공동 후보지로 확고하기 때문에 단독 후보지는 불가하다고 주장하지만 지역에서 단독 후보지로 합의만 한다면 국방부가 이를 거부할 명분도 이유도 없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공동 후보지는 군위와 의성 모두에 답이 없는 카드이고, 대구시의 무산 후 제3의 후보지 선정안도 주민 반발 등 절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단독 후보지로 합의하면 빠르게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무엇이 사면초가에 처한 대구경북의 백년 미래를 보장하고 군위와 의성 양 군민들의 바람을 담은 상생발전의 길이 될 수 있는지, 이제는 대구경북민이 냉정하고 현명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판단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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