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추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현재는 제거한 상태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애인 혐오 표현이 담긴 벽보를 아파트 현관 출입문에 붙인 한 아파트 입주민에게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 동구 신천동 A아파트의 현관 출입문에는 "집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는 전부 철수하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었다. 장애인 가구가 살고 있는 현관문에도 "시끄러워서 못살겠다고 하고 다 데리고 가라고 하세요"라고 쓰인 벽보도 붙어 있었다.
A아파트에는 대구 동구청과 장애인지역공동체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발달장애인 자립주택 사업으로 사들인 세 채의 집이 있다. 한 채는 자립을 원하는 장애인이 단기로 체험해보는 용도로 쓰고 있고, 나머지 두 채에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나온 자립생활 장애인 4명이 작년 3월부터 살고 있다.
동구청과 장애인지역공동체에 따르면 이곳 입주민 대표가 최근 '맞은편 아파트가 재건축 승인에 들어가니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에 포함시키거나 맞은편 아파트의 재개발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동의서를 입주민들에게 돌렸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장애인 가구가 이 동의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곳 아파트 입주민 대표가 장애인 혐오 표현이 담긴 벽보를 붙인 것이었다. 그러나 애초 이 아파트에 있는 두 채의 집은 동구청과 장애인지역공동체 소유여서 입주해 있던 장애인들은 원천적으로 서명을 할 수 없었다.
이에 장애인지역공동체 측은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는 "자립생활 장애인이 입주한 초기부터 '휠체어 소리가 듣기 싫다', '층간소음이 심하다'는 등의 주민 민원이 있었다"며 "갈등은 늘 있었지만 이번 건은 명백한 혐오 발언이고 인권침해적 요소도 커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A아파트를 재건축 사업에 포함시켜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노가 장애인들에게로 향한 것 같다"며 "동구에는 약 2만 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에게 날선 차별적 표현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우려했다.
한편 혐오 표현이 적혀 있던 벽보는 19일까지 붙어 있다가 현재는 제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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