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기싸움 대상 아니야 '신뢰관계' 서로 중요
부동산 처음 접한다면 스스로 공부하고 공인중개사 상담·조언 적극 활용 필요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내 집 마련이 쉬워지겠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이제라도 실수요 집 한 채를 구하려고 해도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공인중개사무소를 찾는 것도 막연히 거리낌만 크네요."
함민철(33·대구 북구) 씨는 "여지껏 부모님과 같이 살다 보니 부동산 자체에 별생각이 없었다"며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기조차 어렵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데 잘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전·월세부터 집 매매·매수까지 주거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 공인중개사는 살면서 자주 만나는 직업군이다. 하지만 독자제보처럼 이제 막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청년층에게는 낯설기도 한다. 낯선 만큼 공인중개사에 대한 여러가지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매일신문 디지털국은 독자제보를 고민한 끝에 20년차 공인중개사인 심정숙 미소공인중개사사무소장을 찾아 중개사사무소 이용 팁을 물어봤다.
◆ 거래 이전에 사람, 신뢰가 중요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동산을 검색하면 공인중개업 관련 영상·게시글이 쏟아진다. 2030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부동산은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이중 상당수가 '복덕방에서 호구 잡히지 않는 방법','명품 걸치고 복덕방 간 썰'등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재력이 없어 보이거나 어눌해보이는 상태로 가면 공인중개사와의 기 싸움에서 져 무시당하고 피해를 보기 십상이라는 것. 과연 사실일까?
20년 경력의 공인중개사 심정숙 소장은 "소수의 악덕 중개사들의 경우가 두드러져 왜곡된 인식이 만연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고객의 외적인 부분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곳으로 생각하고 언제든지 사무소를 찾으면 된다"며 "공인중개사 직업 자체가 집이나 방을 구하려는 사람과 내놓으려는 사람을 중간에서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서비스업이다. 지금 당장 거래를 안 하더라도 잠재 고객인 이들에게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다만, 막연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본인의 형편, 원하는 매물 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중개사로서는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다"며 "여러 번 부동산 거래를 해본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층은 의심이 많은 편이라 자신을 잘 안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중개업소도 여러 군데 돌아다녀 봐
발품을 팔면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심 소장은 " 공인중개사들끼리는 전산망을 통해 물건을 공유해 한 곳을 가도 모든 물건을 파악할 수 있지만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사더라도 한 군데만 둘러보고 사지는 않지 않느냐"며"큰 돈이 오가는 거래라면 더더욱 관심 매물을 먼저 확인하고 서너군데 업체에 전화를 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낫다. 매매 이전에 대인관계기 때문에 나와 더 잘 맞는 중개업자를 찾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부동산을 돌 때는 그전에 봤던 매물이 무엇인지 밝히고 구체적인 조언을 받아야 한다. 심 소장은 "고객이 중개사사무소를 찾아 그전에 다른 곳에서 똑같은 매물을 봤다고 말하는 것이 미안해서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공인중개사는 그 사실을 모르고 같은 집주인에게 연락하고 집주인은 단기간에 문의전화가 많이 오니 갑자기 매물을 거두거나, 가격을 높여 부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내장식에 집착 안 해도 돼
매물을 실제로 확인할 때는 집의 실내장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심 소장은 "많은 청년층 고객들이 매물을 보러 갈 때 인테리어를 관심있게 본다"며"어차피 주인이 이사를 나가면 인테리어는 다 사라진다. 또 새로 이사를 오면서 꾸며야 해 매물 확인단계에서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신 조망, 일조권, 소음 등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밖에서 보는 것과 집 안에 있을 때 느끼는 조망권과 일조권에 차이가 크다는 것. 심 소장은"요즘은 아파트 형태와 구성이 다양해 조망·일조권이 실내에서는 또 다르게 보인다"며 "집 안에서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배상태는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천장과 벽 쪽 결로현상이나 곰팡이 유무는 확인해야 한다. 수압도 세면대, 주방 싱크대, 샤워기 등 수도시설을 동시에 틀어 보고 확인하고 집 주인이 실내 장식 등으로 가린 부분 중 부서지거나 고장 난 곳이 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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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소장은 "인근 시설 접근성을 중개업소에서도 파악하지만, 계약 전에 직접 주위환경을 확인해야 한다"며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가 보면서 자녀에게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실제로 몇 분이 걸리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을 안 했다가 덜컥 이사 와서 후회를 하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계약은 최대한 신중히
계약 후 24시간 내 취소가 가능하다는 말을 사실이 아니다. 임대차·매매 계약 상관없이 계약 도장을 찍으면 그 순간부터 거래 효력이 발생한다. 통상적인 매매 거래는 매수자는 매매가격의 10% 수준을 계약금, 40% 수준을 중도금, 추후 나머지 잔금을 치르게 된다. 그 사이 거래를 취소해야 한다면 계약금을 떼이게 된다. 중도금을 치른 경우라면 법적 소송으로도 번진다.
심 소장은 "매물 착지부터 계약 후 문제소지까지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서 친절히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먼저 내 집 마련을 꿈꾼다면 차근차근 관련 서적과 기사 등을 보고 공부를 할 것을 추천하다. 그 후 가까운 곳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아 인연을 맺고 상담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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