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의장 선출 방식 '선진적' 변화 검토

입력 2020-06-22 15:03:35

종교적 '깜깜이' 방식에서 검증 가능한 입후보제 도입 추진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구시의회 하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기존 '깜깜이' 방식에서 정식 입후보제를 도입하는 선출제 변경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주목된다.

현 시의회 의장 선거는 30명의 시의원이 차기 의장 적임자를 30명 전원을 상대로 적어내는 방식이다. 30명 가운데 특정 인사가 과반수가 될 때까지 백지에 이름을 적어내는 '교황 선출 방식'과 흡사하다.

현행 선출 방식을 두고 그동안 행정 서비스 집단의 수장을 뽑는 방식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무조건 지지자가 많아야 하는 관계로 의장에 뜻이 있는 시의원은 행정 감시란 본업을 뒤로 한 채 동료 시의원들의 환심을 사는데만 집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폐단을 보완하고자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22일 의회 사무처에 선출 방식 변경 검토를 지시했다. 세부 방향은 잡히지 않았으나 정식 입후보제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피투표권자를 명확히 한 입후보제를 도입하고 있는 지자체는 10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7곳은 후보등록제이고, 3곳은 정견발표 후 의장을 선출한다.

정견발표제를 도입한 한 광역의회의 경우 의장 후보자를 상대로 동료 의원들이 날카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갖게 하는 등 후보 자질에 대한 평가를 검증할 수 있게 했다.

배 의장은 "의장 선출 방식이 선진화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만,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하반기 의장 선출 때부터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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