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칠곡 가시나들' 주인공 할머니들의 시 모티브로 제작
경북 칠곡군 약목면 두만천 200여 m 구간에 시와 그림이 있는 '칠곡 가시나들 벽화거리'가 조성됐다.
이 벽화거리는 201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실제 주인공인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곽두조(89)·김두선(87)·박금분(90)·박월선(90)·강금연(86)·이원순(81)·안윤선(81) 할머니의 시(詩)에 그림을 곁들여 제작됐다.
7명의 할머니들은 2015년부터 칠곡늘배움학교(한글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깨치고 시를 써왔다. 같은 해 칠곡의 다른 마을 할머니들(총 89명)과 함께 시집 '시가 뭐고?'를 낸 시인이기도 하다.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인생 팔십 줄에 배움의 길로 들어선 할머니들의 진솔하고 애틋한 인생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이 벽화거리는 총 7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인생 참말로 고맙데이'란 메시지로 시작해 소녀, 사랑, 기다림, 추억, 자식들이 바라본 우리 엄마, 그리고 할매들의 재치 있는 입담 구간으로 마무리된다. 한 여성이 성장하고, 사랑하고, 자식을 낳고, 늙어가기까지의 인생 여정을 담았다.
곽두조 할머니는 '사랑한다는 뜻'이란 제목의 시를 통해 옛날 사람들의 사랑 방식을 들려준다. '사랑 소리는 입에 대도 안했고/ 선물은 줄 줄도 몰랏을 때라/ 저녁에 꼭 안아주마/ 그기 사랑한다는 뜻이라'.
강금연 할머니는 '엄마 생각이 나네'란 시에서 장성한 자식이 엄마를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다. '딸이 가디 차를 세운다/ 야야 와 그래 차 세우노/ 엄마요 앞에 더디 걷는/ 할매 보이 엄마 생각이 나네/ 우리 엄마도 저래 걸어 가겠지 싶어서/ 빵빵거리도 못하고/ 딸이 그 말을 하이/내 눈에 눈물이 나네'.
벽화거리에는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온나 찍자'란 제목의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칠곡늘배움학교 교사이자 벽화거리 조성에 참여한 주석희 (주)상상 대표는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할머니들의 시와 그림을 통해 잠시나마 위안과 사랑을 얻고 가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