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임위원장 여당에 주고…통합당 국회 복귀

입력 2020-06-21 19:24:37 수정 2020-06-21 19:52:30

법제사법위원장 넘긴 상황에서 여타 상임위원장 차지 의미 없다고 판단 한 듯

칩거 중인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지난 20일 충북 속리산 법주사에서 박덕흠 의원,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칩거 중인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지난 20일 충북 속리산 법주사에서 박덕흠 의원,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이번 주부터는 원내에서 '다 가진 여당'을 상대로 싸우기로 했다.

통합당은 21일 원 구성 협상 초반부터 '힘 과시'로 일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국회 전 상임위원장 포기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놨다. 실속 없는 견제 대신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여당에 넘기고 '반대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2일 여당이 원 구성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해 6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가져간 데 반발해 사의를 표시하고 전국의 고찰에서 칩거생활을 이어오던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21일 금주 중 국회 복귀의사를 밝히면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이 다 가져가라.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서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회의 권력 견제장치인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가져오지 못하면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가져와도 176석을 가진 여당을 상대로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20일 자신을 찾아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이 같은 방침을 사전 공유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상임위원장을 놓고 협상하지 말고 민주당이 다 가져가게 하고, 그렇더라도 우리 상임위원들은 국회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김 위원장과 함께 주 원내대표를 방문한 초선들도 21일 힘을 보탰다. 초선의원들은 이날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위기를 만들고 형편없이 하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갖고 티격태격하지 말고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자'는 의견을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거대 여당의 들러리가 되기보다 미국처럼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맡게 해 국정운영의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에 들어가면 의견 개진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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