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좌절된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대구 추가 지정해야

입력 2020-06-22 06:30:00

지난 14일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에서 영남권역감염병전문병원 선정평가위원회 현장평가가 실시돼 평가위원들이 대구시 및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해당 병원이 제시한 신축부지를 둘러보는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14일 대구가톨릭대학교 병원에서 영남권역감염병전문병원 선정평가위원회 현장평가가 실시돼 평가위원들이 대구시 및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해당 병원이 제시한 신축부지를 둘러보는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국책사업인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공모 사업에서 대구의 종합병원들이 모두 탈락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대구에서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최종 후보에 올라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정부는 부산(양산부산대병원) 손을 들어줬다. 코로나19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쌓은 대구의 보건의료 노하우가 모조리 무시된 결과여서 '메디시티 대구'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공모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결정했다고 하지만 대구가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에서 부산에 밀린 것을 순수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코로나19 감염병 환자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민·관·의료계의 협력으로 세계에 내세울 만한 모범 극복 사례를 쌓은 대구야말로 감염병 전문병원 최적지가 아닌가. 지리적으로도 대구는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영남권 전역에서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최단거리 교통 요충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 옆에 위치한 양산부산대병원이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됨으로써 경북 북부 및 동부권과의 접근성에는 상당한 문제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공모 결과 발표 직후 나타난 대구의 반발 수위도 심상치 않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일각에서 우려스럽게 제기된 양산부산대병원 내정설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참담하다"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 "이번에도 TK가 배제됐다"는 등 지역 여론이 끓고 있다.

공모 결과도 유감스럽지만 인구가 1천300만 명에 달하는 영남권과 중부권(553만 명), 호남권(515만 명)에 똑같이 감염병 전문병원 한 곳씩 설치하려는 정부의 방침은 애초부터 문제가 많았다.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성명서를 통해 대구에 추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는데 지극히 타당한 주장이다. 감염병 창궐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차원에서 대구에도 감염병 전문병원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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