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건물 앞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아랫입술이 하얗게 부르튼 것이 화제가 됐다. 친문(親文) 누리꾼들은 "코로나 사태로 대통령 과로가 너무 심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왜 입술이 부르텄는지는 당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불철주야 국난 극복에 매진하는 건 맞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건강하게 계신다"고 했다.
집권 4년 차인 문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아직도' 권력 기반이 공고하다. 대통령 지지율은 60% 안팎을 오가며 고공 행진 중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믿기 어려운' 압승을 거뒀다.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해 대통령과 정권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문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탄탄한 것과는 별개로 지난 3년 동안 국정에서 거둔 성적표를 보면 문 대통령의 고민·스트레스 지수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웠지만 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청와대에 상황판까지 만들었던 일자리 문제도 악화 일로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한 국민 반발은 여전하다. 코로나 방역은 수도권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더 이상 자랑하기가 부끄러워졌다. 심혈을 쏟았던 대북 문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불면(不眠)의 밤이 계속됐을 것이고, 입술이 부르텄을 것이다.
2018년 4월 판문점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동안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나"란 국민 질책에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게 남북 평화 쇼였다. 그러나 2년여 만에 실패로 드러났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도발 우려로 문 대통령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더 늘어날 것이다. 대통령 입술이 얼마나 더 부르틀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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