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눈물의 호소 "죽어서라도 억울함 밝히고 싶다"

입력 2020-06-18 09:45:30 수정 2020-06-18 10:23:05

제주지법으로 가고 있는 고유정. 연합뉴스
제주지법으로 가고 있는 고유정. 연합뉴스

17일 오후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왕정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결판에서 고유정은 "검사님, 저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닙니다"라며 "법원이 다 알고 있는 면접교섭권이 진행되는 동안 나보다 힘이 센 사람(전 남편)을 흉기로 죽일 계획을 세우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전 남편이 원치 않은 (성)접촉을 해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왕 부장판사는 전 남편 강모 씨 사망과 관련, 강 씨를 만나기 전 믹서기와 휴대용 가스버너를 왜 샀냐고 묻자, 고 씨는 "제가 물건을 한 번에 사는 습관이 있어 여러 개의 조리도구를 사게 됐다"며 "곰탕 솥도 하나는 친정어머니가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해 구입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믹서기, 휴대용 가스버너, 곰탕솥 등은 경찰이 고 씨의 계획적 살인 증거품으로 확보한 것들이다.

고 씨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죽으려고도 해봤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것은 남은 '애새끼'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어서라도 제 억울함을 밝히고 싶다. 믿어달라"며 눈물의 호소를 보였다. 하지만 구체적 살해 정황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고 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도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고 씨는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사형선고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고 씨는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7)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 씨는 전 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는데, 검찰은 의붓아들을 눌러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20일 고 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의붓아들 살해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1심 선고 이후 전 남편 살해 사건에 대해 양형부당을,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고 씨 역시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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