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측근들에게 바람 전해…법적 근거 마련 등 다각도 논의 들어가
대구도시공사 "법적 근거 없다", 이웃 주민 합의 등도 해결 과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측근들에게 자신이 살던 집을 역사교육의 장으로 보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할머니는 대구 달서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30년간 줄곧 살아왔다.
할머니의 측근인 최봉태 변호사에 따르면 할머니는 최근 이곳을 자신의 사후에도 역사교육 공간으로 지키고 싶다는 뜻을 털어놨다. 최 변호사는 "할머니가 지난 30년간 한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할머니 삶의 흔적이 그대로 담겨있는 곳"이라며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해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는 살던 공간을 보존하는 게 교육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구시 조례 제정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설립된 영구임대아파트의 특성상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을 보존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또 이 할머니의 집이 공동주택인 만큼 외부인 방문에 대한 주민 합의 등도 해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공공주택특별법 등에 따라 영구임대아파트에 빈집이 생기면 예비 입주자들이 순서대로 입주해야 하고, 취약 계층의 거주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영구임대아파트를 역사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했다.
한편 최 변호사는 현재 이 할머니와 불화를 겪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6일 대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열린 피해자 추모제에서 이 할머니는 "최봉태가 어디라고 여길 와"라고 말하는 등 격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최 변호사는 "할머니와 지난 20년간 매일같이 다투고 화해하는 등 가깝게 지내온 사이다. 추모제 이후에도 할머니와 수차례 만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교육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오랜 세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 대한 섭섭함이 표출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 이후 계속 대구의 한 호텔에 머물며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서혁수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는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역사 운동의 마지막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집을 보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뿐 아니라 사회적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각도로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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