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담화에도…北 "위기모면 궁여지책" 대남비난

입력 2020-06-16 09:38:26 수정 2020-06-16 10:15:52

지난 15일, 文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되었다…" 담화 발표
北 "남북 간 합의 준수 방침,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 비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되었다"고 북한의 대적 발언 이후 첫 메시지를 표명한 가운데에서도 그 다음날인 16일 북한은 여전히 청와대와 남한 정부를 향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관리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에 대한 비난 댓글을 공개적으로 노출하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인민을 모독한 죗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모순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만 늘어놓던 청와대가 뒤늦게야 삐라 살포에 대한 '엄정 대처방안'이라는 것을 들고나왔다"며 비난했다.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도 남한의 남북 간 합의 준수 방침을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 "지금의 험악한 사태를 어물쩍해 넘겨보려는 서푼짜리 기만술책"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어 "큰일이나 칠 것처럼 흰소리는 곧잘 치면서도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체질적인 우유부단성은 지난 2년 동안에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며 남측을 향한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 전단 등 살포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며 남북 간 모든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북한은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고 표한 것이다.

노동신문도 '투철한 계급투쟁 의지를 만장약한 우리 인민의 혁명적 풍모' 제목의 논설을 통해 "철저한 보복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9·19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옥류관 식사를 소재로 최근 문 대통령을 조롱했던 선전매체들은 이날 다시 문 대통령을 조준했다. 앞서 오수봉 옥류관 주방장은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등의 댓글을 노출했는데, 실제론 댓글은 관리자만 등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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